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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엘리트 스포츠 사망의 날입니다."
엘리트 체육의 근간인 '합숙, 체전, 병역, 연금 폐지'가 공식적으로 거론된 브리핑 직후 체육인들은 참담한 심정을 여과없이 드러냈다. 유승민 IOC선수위원은 자신의 SNS에 '내가 잘못 본 것은 아니겠지'라는 한줄로 절망감을 표했다. 펜싱 국가대표 신아람은 '문제 있으면 다 없애야겠네. 그럼 뭐가 남아날까'라며 폐지, 징계 일변도의 정책에 반대했다. '성적지상주의는 어디나 있다. 시간과 노력을 투자하는데 욕심이 생기지 않는 인간은 없다'라는 한줄로 성과주의 사회에서 스포츠만 유독 문제삼는 시각을 비판했다. 올림픽 금메달리스트 출신 유명 체육인은 "엘리트체육 사망의 날"이라고 선언했다. "불과 1년 전 평창올림픽 현장에서 남북단일팀을 추진하고, 금메달리스트와 사진 한번이라도 찍으려고 혈안이 됐던 의원님, 장관님, 정치인들이 이제 와선 '엘리트 선수도, 금메달도 필요 없다'고 한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국위선양을 하지 않는다면 국가대항전인 올림픽, 월드컵에서 '우리는 국가대표'라는 자부심, 태극마크의 의미는 도대체 어디에 있나"라며 개탄했다. 주말새 엘리트 체육인들의 분노와 위기감이 퍼져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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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대표, 올림피언을 꿈꾸는 체육 영재들의 소년체전을 '축제'로 만들겠다는 정책에 체육인들과 학생선수, 학부모들의 반발이 거세다. 국영수 중심, 입시 위주의 교육으로 인해 학교체육이 활성화되지 않았고, 정부가 적극 장려하는 학교스포츠클럽 정책도 아직까지 일부 학교, 일부 학생들만의 전유물인 상황, 인구 감소 추세속에 각종목 어린 유망주들이 급감하는 현실에서 소년체전을 '축제'로 만드는 정책에 대해 현장에서는 '시기상조'라는 비판이 나온다. 교육부가 모든 스포츠 행사를 '축제'로 만드려는 정책에 대해 스포츠 본연의 가치를 모르는 것이라는 비난도 일고 있다.
정부는 이미 엘리트 체육인들의 거센 반발을 예상하고도, 초강수를 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모두가 행복한 스포츠 세상을 위해 오래 된 틀을 통째로 바꾸겠다는 뜻이다. 도 장관은 "대한민국 스포츠 패러다임을 바꿀 마지막 기회"라는 말로 절박감을 설명했다. 도 장관은 "단순히 운동부를 축소하거나 엘리트체육에 대한 지원을 축소하는 방향이 아니다. 폐쇄적, 폭력적인 구조를 바꾸고 운동선수는 공부하고, 일반학생은 운동하는 교육환경, 정정당당한 스포츠 가치를 실현하는 새로운 패러다임을 만들겠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운영비, 경산비, 행정보조비에 대한 제한은 선수에 대한 것은 아니다. 선수를 보호하면서 문제점을 고쳐나갈 것"이라고 약속했다. "'금메달을 포기하는 거냐, 국위선양은 접는 거냐, 스포츠산업에도 영향을 미친다, 선수를 포기하는 거냐' 등등 다양한 이야기가 나올 것이다. 그럼에도 지금이 아니면 안된다는 절박한 생각"이라며 강력한 쇄신의 의지를 표했다.
전영지 기자 sky4us@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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