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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하나다]용선 단일팀, 20일의 기적쓰고 헤어지던 날

정현석 기자

기사입력 2018-08-29 05:20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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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도 이별이 슬픈지 비가 눈물처럼 흘러 내렸다.

28일 오후 인도네시아 팔렘방 자카바링 스포츠시티의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팔렘방 선수촌 인근.

카누 남북 단일팀 선수들의 '이별'을 사이에 놓고 마주섰다. 북측 선수단은 이날 비행기로 자카르타로 이동, 베이징을 거쳐 귀국하는 길. 남측 선수들은 2시간 늦은 비행기로 자카르타로 이동할 예정이었다. 자연스레 남측 선수들이 공항으로 떠나는 북측 선수단을 배웅하는 형식이 됐다. 한달여의 짧은 만남. 하지만 남북 선수들이 언니 동생으로 하나가 되기에 한달은 충분한 시간이었다. 아쉬움 속에 선수들의 눈에 눈물이 그렁그렁 고였다. 그 순간, 갑작스러운 폭우가 쏟아졌다.

젊은 선수들은 애써 밝은 분위기를 유지하려 노력했다. 일부 선수들이 모여 '우리는 하나다'를 외치며 활짝 웃었다. AD 카드 뒷면에 서로의 이름과 간단한 인사말을 적으며 추억을 간직하려는 모습도 눈에 띄었다. 참았던 울음을 터뜨린 선수도 있었다. 변은정(20·구리시청) 등 일부 선수들은 아예 목놓아 울었다. 북측 선수들 일부도 눈물을 글썽이며 이 모습을 안타까운 표정으로 지켜봤다. 김용빈 대한카누협회 회장은 "야, 우리 다시 만난다. 다시 만나게 돼 있어"라고 위로했다. 북재비로 노 젓기를 독려했던 북측 도명숙(24)은 시상식 직전 발목을 다친 최유슬(19·구리시청)에게 "몸 잘 관리하라"며 살포시 안았다. 북측 카누협회 김광철 서기장도 "이번 대회에서 북과 남이 뜻을 모아 좋은 결과를 냈다. 다음에 다시 또 이렇게 힘을 합칠 날이 있을 것"이라며 재회를 기약했다.

남북 막내 남자팀 북재비 이현주(16)와 여자팀 키잡이 리향(16)은 버스 타기 직전에 부둥켜 안고 헤어짐의 아쉬움을 나눴다. 북측 선수들이 버스에 오르자 양측 선수들은 버스 창문을 사이에 두고 아쉬움의 손 인사를 나눴다.

남북 선수들은 지난달 말 처음 만났다. 약 20일 간 충북 충주 탄금호경기장에서 연습한 21일 인도네시아 팔렘방으로 장도에 올랐다. 불과 한달여의 짧은 기간이었지만 선수들은 여자 용선 500m 금메달, 여자 용선 250m와 남자 용선 1000m에서 동메달을 획득하는 쾌거를 이뤘다. 종합 스포츠대회 사상 최초의 단일팀 메달이었다. 26일 여자 500m 금메달 시상식장에서는 한반도기가 나부끼고 아리랑이 울려 퍼지는 감동의 장면이 연출되기도 했다.


자카르타=전영지 기자 sky4us@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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