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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른, 잔치는 끝나지 않았다. '허들 공주' 정혜림(31·광주시청)이 아시아를 제패했다. 그의 도전은 현재진행형이다.
그리고 아시안게임 대망의 세 번째 도전. 아시안게임에서도 정혜림의 진가는 빛났다. 눈부신 속도로 정상에 우뚝 섰다. 명실상부 아시아 무대를 평정하는 순간이었다. 공교롭게도 올해 아시아랭킹 1위 우수이자오(중국)가 부상으로 이번 대회에 참가하지 못했다. 정혜림은 경쟁자들을 압도적으로 제쳤다. 징조가 좋았다. 그는 "임신하는 꿈을 꿨다. 원하는 걸 이루는 길몽이라고 하더라"며 미소를 보였다. 정혜림은 "긴장을 안 하려고 했는데, 결승이다 보니까 긴장하고 힘이 들었다. 사실 예선보다 기록과 경기 운영이 저조했다. 그래도 메달 싸움을 해야 하는 대회에서 금메달을 따게 돼서 기쁘다"며 웃었다. 4년 전 '마지막 허들'의 악몽도 날려버렸다. 그는 "넘기 전에 리듬이 깨져서 아차 싶었다. 그래도 그렇게 안 좋은 느낌은 아니었다"고 되돌아봤다.
일각에선 이번 대회가 정혜림의 마지막 대회가 아닌가 하는 의문을 가졌다. 그러나 정혜림의 도전은 계속 된다. 그는 "나이가 있다 보니 운동을 해야할지 말아야 할지 고민했었다. 하지만 팀과 계약을 하게 될 것 같다. 아마 선수 생활을 더 할 것 같다. 그러면 마지막이 아마 2020년 도쿄올림픽일 것 같다. 나이는 더 먹겠지만 그때까지 준비를 잘해서 더 좋은 모습을 보이고 싶다"고 밝혔다.
이제는 정혜림을 '허들 여왕'이라 불러야 할 것 같다. 정혜림은 별명 '허들 공주' 얘기가 나오자 "이제 공주는 조금 부끄러워요. 다른 별명이었으면 좋겠습니다. 뭐든 공주만 아니면 좋을 것 같아요"라며 활짝 웃어보였다.
자카르타(인도네시아)=선수민 기자 sunsoo@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