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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자흐에 사상 첫 승' 키에프의 기적 쓰는 백지선호

박찬준 기자

기사입력 2017-04-24 20:49




무려 22년 동안 이겨보지 못한 상대였다.

시작은 1995년 아시안컵이었다. 카자흐스탄을 처음 만난 한국은 1대5로 패했다. 이후 11경기를 내리 패했다. 2월 일본 삿포로에서 열린 2017년 동계아시안게임에서 '해볼만 하다'는 평가 속 도전에 나섰지만 결과는 좌절이었다. 0대4로 12연패. 역대 최고인 은메달을 목에 걸었지만 금메달을 기대했기에 아쉬운 성적이었다.

12전13기였다. 한국 아이스하키가 마침내 카자흐스탄을 넘었다. 백지선 감독이 이끄는 남자 아이스하키 대표팀은 24일 오전(이하 한국시각) 우크라이나 키예프에서 열린 2017년 국제아이스하키연맹(IIHF) 아이스하키 세계선수권 디비전 1 그룹 A 대회 2차전에서 강호 카자흐스탄에 5대2의 극적인 역전승을 거뒀다.

'키에프의 기적'이었다. 이번 대회 최강으로 불린 카자흐스탄은 우승을 목표로 북미아이스하키리그(NHL) 출신의 귀화 선수 5명을 포함해 베스트 전력을 구축했다. 한국은 1피리어드를 1-1로 마쳤지만 2피리어드 들어 카자흐스탄의 개인기에 밀렸다. 2피리어드 13분25초 NHL 출신 나이젤 도즈의 골로 리드를 내줬다. 하지만 귀화 수문장 맷 달튼의 선방으로 한 점차 승부를 이어갔다.

한국은 3피리어드 4골을 터뜨리는 무서운 집중력과 뒷심으로 기적과 같은 뒤집기쇼를 만들어냈다. 한국은 장점인 스피드를 바탕으로 전방위에서 카자흐스탄을 압박했다. 엄청난 활동량을 앞세워 집요하게 상대를 괴롭혔다. 알렉스 플란트(28·안양 한라)가 대역전극의 도화선에 불을 붙였다. 플란트는 3피리어드 5분 29초에 마이클 스위프트(30·하이원)-조민호(30·안양 한라)로 이어진 패스를 마무리하며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다.

기세가 오른 한국은 신상훈(24·안양 한라)이 역전골을 넣었다. 수비에서 공격으로 빠르게 전환하던 3피리어드 7분 2초에 공격 지역 왼쪽 측면에서 조민호의 크로스 패스를 연결 받은 신상훈은 골문 탑 코너를 찌르는 송곳 같은 리스트샷으로 역전골을 터트렸다. 곧바로 맞은 숏핸디드(페널티로 인한 수적 열세) 상황을 넘긴 한국은 3피리어드 9분 58초에 플란트의 강력한 슬랩샷이 골 네트에 꽂히며 흐름을 완전히 끌어왔다. 역전을 허용한 카자흐스탄은 신경질적인 플레이를 펼쳤고, 한국은 이 틈을 이용해 김기성이 쐐기골을 넣으며 승부를 마무리했다.

23일 폴란드를 4대2로 꺾고 사상 처음으로 세계선수권 디비전 1 그룹 A 첫 경기에서 승리한 한국은 2경기 만에 승점 6점을 확보하며 디비전 잔류를 확정했다. 남은 3경기에서 '꿈의 무대'IIHF 월드챔피언십 승격에 도전한다. 한국, 카자흐스탄, 오스트리아, 헝가리, 폴란드, 우크라이나 6개 팀이 출전해 라운드로빈으로 최종 순위를 가리는 이번 대회는 상위 2개국이 내년 5월 덴마크에서 열리는 2018년 IIHF 아이스하키 월드챔피언십(톱 디비전)으로 승격한다.

카자흐스탄을 상대로 한 22년 무승 사슬을 끊어내며 자신감을 놓인 '백지선호'는 25일 밤 11시 헝가리를 상대로 3차전을 치른다.


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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