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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한봉 레슬링 그레코로만형 감독은 결연했다. 2014년 인천아시안게임을 앞두고 전체급 석권을 다짐했다. "이 선수들과 730일을 준비했다. 7인의 전사들에게 준비 기간이 헛되지 않게 전체급을 석권하자고 했다. 레슬링이 죽지 않았다는 것을 의지로 보여드리겠다." 7체급에서 7개의 메달을 노리는 레슬링 그레코로만형이 30일부터 이틀간 열전에 돌입한다. 7체급에서 모두 금메달을 석권하면 좋겠지만 경쟁 상대가 만만치 않다. 일본과 이란, 중국 등 전통적인 레슬링 강국의 선수들이 대거 출전하고 북한도 정예멤버를 보냈다. 한국 레슬링 자유형이 이란의 벽에 막혀 '노골드'로 대회를 마감한 것만 봐도 쉽지 않은 도전이다.
이밖에 경량급의 두 강자도 아시아 정상을 노리고 있다. 지난해 세계선수권 결승에서 우승을 확정한 뒤 '말춤' 세리머니를 펼쳐 유명세를 탄 류한수(26·삼성생명)는 66㎏의 금메달 수집에 나선다. 류한수는 대회가 반갑다. 잠시마나 지옥 훈련에서 벗어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는 "훈련을 한번 하고 오면 저승사자와 하이파이브를 하고 온다는 소리가 나올 정도"라면서 "상대 선수를 이기기전에 내 자신을 이기려고 매일 힘들고 고통스러운 훈련을 참았다. 이제 금메달을 따내는 일만 남았다"며 출사표를 던졌다. 오랜 무명생활을 견뎌낸 끝에 첫 아시안게임에 나서는 '대기만성형 유망주' 김영준(29·수원시청)은 "2진으로만 뛰다 30세에 유망주 소리를 듣고 첫 출전하게 됐다. 준비는 끝났다. 컨디션만 조율하면 금메달을 따낼 수있다"고 밝혔다. 김영준은 금메달을 두고 '남북대결'을 펼칠 가능성이 높다. 금메달을 위해 지난해 세계선수권자인 북한의 윤원철(25)을 넘어야 한다. 그는 "윤원철이 순발력은 세계 정상급이지만 지구력이 약하다. 나처럼 유연하고 지구력이 강한 선수에게 밀린다. 상대 특성으로 볼 때 내가 무조건 이긴다"며 강한 자신감을 보였다. 김영준과 정지현은 30일, 김현우와 류한수는 10월 1일 금빛 구르기에 도전한다.
인천=하성룡 기자 jackiecha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