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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탁구]유남규 감독"남북전 패배 아쉽지만,우리는 조1위"

전영지 기자

기사입력 2014-05-01 21:31


사진제공=대한탁구협회, 월간탁구 안성호 기자

유남규 감독이 이끄는 한국 남자탁구대표팀이 세계선수권에서 조1위로 8강에 직행했다. 조별리그 최종전 북한에게 2대3으로 역전패했지만, 4승1패로 조1위를 유지했다.

한국은 1일 오후 일본 도쿄의 요요기체육관에서 열린 대회 넷째 날 조별리그 D조 마지막 5차전 북한과 맞섰다. 대한민국 정영식-조언래-주세혁과 북한의 김남철 김혁봉 최 일이 맞섰다.

한국은 벨라루스, 스페인, 스웨덴, 대만에 연승하며 일찌감치 조 1위를 확정했다. 8강 직행 티켓을 따냈다. 스웨덴-대만에 2패를 떠안으며 예선탈락한 북한은 마지막 남북대결에 모든 것을 걸었다.

4연승을 달린 한국은 초반 승기를 잡았다. 제1단식에 나선 '차세대 에이스' 정영식은 김남철을 상대로 특유의 끈질긴 지구전을 펼쳐보이며 3대1(11-8, 10-12, 11-7, 11-9)로 기선을 제압했다. 제2단식에 나선 조언래 역시 북한 톱랭커 김혁봉을 3대1(5-11, 11-5, 11-7, 11-6)로 돌려세웠다.제3단식 '깎신' 주세혁이 나섰다. 유남규 감독은 김민석을 기용하려는 계획을 바꿔, '맏형' 주세혁을 내세웠다. 스물두살 김민석에게 남북대결의 무게감이 부담이 될까 걱정했다. 주세혁이 북한의 히든카드 최 일과 마주했다. 최 일은 파워풀한 드라이브, 빠른 풋워크로 주세혁을 공략했다. 전날 스웨덴, 대만전에서 4경기를 뛰며 4승과 팀의 4연승을 책임진 서른네살 주세혁에게 쉼없는 강행군은 무리수였다. 풀세트 접전끝에 2대3으로 패했다. 3대0으로 끝내려던 유 감독의 계획이 틀어졌다.

4단식에 나선 정영식이 김혁봉과 마주했다. 처음 접하는 김혁봉의 볼에 적응하는 데 시간이 걸렸다. 3세트에서 몸이 풀리며 12-10으로 승리했지만, 결국 세트스코어 3대1(5-11, 10-12, 12-10, 8-11)로 패했다. 마지막 5단식, 주장 조언래에게 바통이 넘겨졌다. 김남철과 맞선 조언래는 첫세트를 11-8로 따내며 선전했지만 이후 3세트를 내리 내주며 1대3(11-8, 9-11, 9-11, 7-11)으로 패했다. 승리를 되찾아와야하는 '말번(마지막 선수)'의 체력적, 심리적 부담이 컸다. 결국 게임스코어 3대2로 북한이 역전승했다.

한편 이날 요요기경기장 3층 관중석을 차지한 200여명의 일본 총련계 응원단은 인공기와 한반도기를 번갈아 흔들며 뜨거운 응원전을 펼쳤다. 북한이 포인트를 딸 때마다 "계속 전진! 야!"라는 응원구호를 한목소리로 외쳤다. 북한이 3대2, 극적인 역전승을 완성하는 순간, 응원단의 함성이 장내를 가득 메웠다. 북한 선수단이 응원단을 향해 손을 흔들었다. 응원단은 '우리의 소원은 통일' 합창으로 화답했다.

이날 오후 8시30분 본선 조추첨에서 조 1위로 8강에 자동진출한 한국은 중국라인을 피하지 못했다. 크로아티아-대만전 승자와 3일 8강에서 격돌하게 됐다. 이 경기에서 승리할 경우 4강에서 '최강' 중국을 만나게 된다. 다른 8강그룹에는 주최국 일본 독일이 함께 묶였다. 중국보다는 상대적으로 쉬운 대진이다.

유남규 감독은 개의치 않았다. 남북대결 역전패에 아쉬움을 표했지만, 패기는 변함없었다. "북한전 패배는 아쉽지만 , 우리는 조1위로 8강에 진출했다. 스웨덴-대만전 직후 남북대결의 심리적, 체력적 부담감이 컸다. 조총련 응원단이 큰힘을 줬던 북한의 절실함이 더 컸던 것같다. 조언래, 주세혁 등 우리선수들이 기죽지 않길 바란다. 미팅을 통해 심리적으로 잘 다독일 생각"이라고 말했다. "우리의 목표는 결승 진출이다. 남은 본선 경기에서 멋진 모습을 보여주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 "는 각오를 밝혔다.
전영지기자 sky4us@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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