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원하늘숲길트레킹

스포츠조선

인천시-문체부 아시안게임 조직위원장 연임놓고 갈등

민창기 기자

기사입력 2011-11-15 13:48


이연택 인천아시안게임조직위원회 위원장. 스포츠조선 DB

이연택 2014년 인천아시안게임조직위원회 위원장(오른쪽)이 지난 3월 21일 김학준 전 동아일보 회장을 조직위 고문 위촉장을 전달하고 함께 포즈를 취한 모습. 사진캡처=인천아시안게임조직위원회 홈페이지

인천광역시와 문화체육관광부가 2014년 인천아시안게임조직위원회 이연택 위원장(75)의 연임을 놓고 갈등을 빚고 있다. 지난 2009년 10월 취임한 이 위원장은 11월 10일자로 2년 임기가 만료됐다. 체육주무 정부 부처인 문체부는 대과없이 조직위를 이끌어온 이 위원장의 연임을 지지했다. 대한체육회를 두차례 이끌었고, 국민체육진흥공단 이사장을 역임한 체육행정 전문가인 이 위원장을 교체할 이유가 없다는 입장이었다. 아시아올림픽평의회(OCA) 또한 대회가 얼마 남지 않은 상황에서 위원장 교체가 바람직하지 않다고 했다.

그런데 인천시가 인천지역 출신 인사가 위원장을 맡아야 한다며 이 위원장의 연임에 반대를 표명했다. 조직위원장은 문체부 장관의 추천-대통령 재가-조직위 총회의 추인을 거쳐 임명되는데, 인천시는 자체적으로 이 위원장의 후임자 물색에 나섰다. 이 위원장과 송영길 인천시장의 불화설이 뒤따랐고, 체육계 일부에서는 송 시장이 민주당 출신임을 들어 정치적인 역학관계가 작용한 게 아니냐는 이야기가 나왔다.

송 시장은 2018년 평창동계올림픽유치위원장을 맡아 평창대회 유치를 이끈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62)을 지난달 만나 조직위원장을 맡아달라고 요청했다. 한진그룹의 주력 계열사인 대한항공과 인하학원(인하대, 인하공업전문대, 인하대 사대 부속고, 인하대 사대 부속중 )이 인천을 기반으로 하고 있는 등 인천과 밀접하다. 한진그룹 주력기업인 대한항공은 인천시와 인천경제자유구역 영종지구의 왕산해수욕장 인근에 요트장을 포함한 해양레저스포츠 시설 조성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이 시설은 2014년 인천대회 때 요트경기장으로 활용될 예정이다.

하지만 조 회장은 "회사 경영에 전념하고 싶다. 아시안게임 성공개최를 위해 돕겠다"며 송 시장의 제의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인천 출신인 조직위 고문 김학준 전 동아일보 회장(68)과 강영중 세계배드민턴연맹 회장(62)도 인천시로부터 제의를 받았으나 고사했다는 소문이 체육계에 나돌고 있다. 하지만 강 회장 측은 "전혀 근거가 없는 이야기"라고 했다.

한 체육계 인사는 "인천시가 체육에 밝은 지역 출신 인물을 찾고 있지만 마땅한 사람이 없어 고민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했다.

김기홍 문체부 체육국장은 "대회를 착실하게 준비하고 성공적으로 개최하려면 인천시의 협조가 필요하다. 이번 달 안에 인천시와 협의해 위원장 문제를 매듭짓겠다. 이 위원장이 유임될 수도 있고, 새 인물이 조직위를 맡을 수도 있다"고 했다. 문체부가 이 위원장 카드를 접고, 장관 출신 인사를 새 위원장으로 내정했다는 이야기도 들린다.

이 위원장은 조직위 정관에 따라 새 집행부가 구성되기 전까지 위원장 임무를 수행한다. 그런데 상당히 어색한 장면이 연출될 것 같다. 15일 셰이크 아흐마드 알파하드 알사바 OCA 회장(쿠웨이트)이 인천대회 준비점검차 15일 방한했다. 알사바 회장은 송 시장을 만나고, 박용성 대한체육회장 주최 만찬에 참석한다. 또 청와대와 국회를 예방하는데, 이 위원장의 입장이 애매하다.
민창기 기자 huelva@sportschosun.com

:) 당신이 좋아할만한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