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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무혐의로 막내린 마라톤 금지약물 스캔들, 악의적인 제보자 누구냐

노주환 기자

기사입력 2011-06-23 14:49


한국육상을 발칵 뒤집어 놓았던 마라톤 국가대표 선수 및 대표 코치의 금지약물 스캔들 수사가 혐의점을 찾지 못하고 내사종결 처리됐다.

2011년 대구세계육상선수권대회를 두 달여 앞둔 시점에서 한국육상은 큰 위기에서 벗어났다. 하지만 지울 수 없는 상처를 안았다. 결국 이번 금지약물 스캔들은 육상인들 사이에 뿌리깊게 자리잡고 있던 시기와 질투에서 비롯됐다고 볼 수 있다.

이번 내사를 한 강원지방경찰청 마약수사대는 4월 서울 쪽에서 전해진 제보를 통해 수사를 시작했다. 제보의 내용은 정만화 남자 마라톤 대표팀 코치가 선수들에게 금지약물에 해당하는 조혈제를 투여했다는 것이었다.

경찰은 금지약물 투여가 이뤄졌을 것으로 추측된 충북 제천의 한 병원을 압수수색했다. 경찰은 병원에서 압수한 약물을 한국도핑방지위원회(KADA)에 의뢰했지만 금지약물이 아닌 것으로 드러났다. 정 코치는 생리 등으로 피가 모자란 여자선수들에게 철분제를 투여했지만 금지약물과는 아무런 관계가 없다고 결백을 주장했다. 경찰의 수사 대상에 올랐던 지영준 이선영 등 국가대표와 정만화 코치가 지도했던 상지여고 선수들도 사실무근이라고 한 목소리를 냈다. 경찰은 23일 혐의가 없다고 판단, 수사 종결을 발표했다.

대한육상경기연맹(회장 오동진)은 개인의 이익을 위해 국가대표를 음해 대상으로 삼고 명예를 훼손한 세력에 대해 끝까지 책임을 물을 것이라고 밝혔다. 지금 당장 육상연맹이 조사를 해 제보자를 처벌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대구세계육상선수권대회가 코앞으로 다가왔기 때문이다. 어수선했던 분위기를 다잡고 훈련에 매진하는게 중요하다. 하지만 육상계를 뿌리째 흔든 악의적인 제보자는 반드시 밝혀져야 한다. 육상연맹은 대구세계육상선수권대회가 끝나면 제보자에 대한 조사와 징계를 할 예정이다.

이번 사건은 정 코치의 승승장구에 불만을 품은 국내 다른 지도자들로부터 시작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정 코치는 지난해 광저우아시안게임에서 지영준을 지도해 남자 마라톤 금메달을 따냈다. 또 소속팀 상지여고를 국내 최강팀으로 이끌었다. 하지만 정 코치에게 선수를 달라고 요청했던 몇몇 지도자는 거절을 당했다고 한다. 그러면서 정 코치는 시기의 대상이 됐다. 이런 상황에서 정 코치가 실업팀 코오롱 감독이 될 것이라는 소문까지 돌았다.

추악한 모습을 보인 육상인들은 자숙하고 반성해야 한다. 육상연맹은 화합하지 못하고 갈라진 육상인들을 하나로 뭉치는 동시에 가라앉은 분위기를 끌어올리는 노력을 해야 할 것이다. 노주환 기자 nogoo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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