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반기 들어 커진 증시 변동성으로 기관 수요예측 경쟁률이 줄고 상장을 철회하는 기업이 잇달아 등장하는 등 기업공개(IPO) 시장에 한파가 불어닥친 모습이다.
그러나 성장성을 이미 인정받은 종목에는 여전히 자금이 쏠리는 등 IPO 시장 속 양극화가 심화되는 추세다.
8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10월 코스닥·유가증권시장에 상장한 9개 공모주(스팩 기업 제외)의 기관 수요예측 평균 경쟁률은 972대 1을 기록했다.
이는 역대 10월 경쟁률 기준으로는 최고치였으나 올해 들어 처음으로 '1000대 1'을 하회한 것으로, 올해 최저치다.
기관 수요예측 부진에 따른 상장 철회도 이어지고 있다.
지난달 시몬느액세서리콜렉션에 이어 이달 3일 SM상선이 공모를 철회했다.
시몬느액세서리콜렉션 측은 "코로나19로 인한 증시 불확실성이 크고, 기업가치를 제고할 수 있는 시간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SM상선은 "최근 고전하고 있는 공모주 시장 분위기와 해운주 주가 정체로 시장의 가치평가가 기대 수준에 미치지 못한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상장 심사를 통과하지 못했지만 IPO 기대주로 손꼽혔던 넷마블네오 역시 이달 일 한국거래소에 심사를 철회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넷마블네오는 지난 6월 한국거래소에 상장예비심사 신청서를 제출했으나 심사가 지연된 바 있다.
넷마블 관계자는 "제대로 된 기업가치를 받을 수 있는 시기에 재상장을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이러한 현상과 관련, 거래소 관계자는 "최근 시장 분위기가 좋지 못하고 수요 예측이 부진함에 따라 상장을 철회하는 기업들이 나오고 있다"고 전했다.
반면 1000~2000대의 높은 경쟁률을 보이며 흥행에 성공하는 기업들도 있다.
지난달부터 이달 초까지 기관 수요예측을 진행한 종목 중 아스플로(2143대 1), 지아이텍(2068대 1), 디어유(2001대 1), 카카오페이(1714대 1), 씨유테크(1565대 1), 지오엘리먼트(1537대 1) 등은 모두 1500대 1의 경쟁률을 넘기며 흥행했다. 엔켐(1647대 1), 피코그램(1472대 1) 등도 좋은 성적을 보였다.
공모주 수익성이 떨어지면서 기관 투자자의 '선택과 집중'이 심화했다는 분석도 나온다.
공모가 대비 상장 첫날 시초가 수익률은 올해 4월 94.4%를 기록한 이후 30~50%대를 유지하다가 지난 10월에는 37.8%까지 떨어졌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유통시장 조정에 따른 투자 심리 악화로 IPO 시장이 위축됐기 때문에 투자에 앞서 시장의 업종별 추세에 대한 충분한 리서치가 중요해졌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