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새 학년이 시작되면서 자녀의 키에 대해 민감한 부모들이 많다.
하지만 우선 키 성장을 저해하는 정확한 원인을 찾아 대처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자료에 따르면 저신장으로 병원을 찾는 환자 수는 2016년 2만9061명에서 2021년 4만3618명으로, 5년 사이 약 50%가 늘었다.
인천힘찬종합병원 바른성장클리닉 박혜영 이사장은 "체질, 질병, 환경 요인 등 다양한 원인이 성장을 방해할 수 있는데, 자녀의 골연령과 성장 가능성 여부를 종합적으로 확인해 보면 도움이 된다"며 "소아청소년기에 규칙적인 운동, 적절한 영양섭취, 충분한 수면 등 성장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주는 후천적 요인들에 대처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3~10세 1년에 4㎝ 이상 안 자라면 성장장애 의심…원인 파악해야
일반적으로 키는 태아기부터 2세까지 급성장하다가 2세부터 사춘기 전까지는 1년에 4~6㎝ 정도로 서서히 성장한다. 이후 사춘기인 15~16세에 다시 급격히 성장하다가 점차 감소한다.
이런 정상적인 성장단계를 벗어나는 경우라면 성장장애로 볼 수 있다. 같은 연령·성별에서 100명 중 3번째 미만이면 저신장으로 본다. 또래에 비해 10㎝ 이상 작거나 3~10세의 어린이가 1년에 4㎝ 이상 자라지 않는 경우도 성장장애가 의심된다.
저신장의 70~80%는 특별한 질병은 없지만 유전적인 성향 또는 체질적인 문제로 성장이 지연된 경우로 전해진다.
나머지는 골격계 이상, 염색체 이상, 선천성 대사 이상, 내분비 질환 등의 원인으로 발생한다.
또래에 비해 이차성징이 빨리 나타나는 성조숙증도 키 성장을 방해하기도 한다. 성장기에는 뼈의 끝 쪽에 있는 연골조직인 성장판에서 연골세포가 분화해 뼈의 길이가 길어지다가 사춘기를 지나면 뼈 성숙이 빨라지고 연골이 뼈로 바뀌면서 성장판이 닫힌다.
그런데 성조숙증으로 정상보다 빨리 성장하고 어린 나이에 이차성징이 이르게 나타나면 또래에 비해 성장판이 일찍 닫혀 결국 성인기에 정상보다 신장이 작아진다.
성장클리닉서 방사선 검사·혈액 검사 필요
자녀의 성장장애가 선천적인 이유인지 외부 환경적 원인 때문인지를 정확히 감별하고, 치료 전략을 세우는 것이 중요하다.
성장클리닉을 방문해 방사선 검사와 혈액 검사를 바탕으로 골연령과 성장 가능성 여부, 영양상태, 수면 시간, 호르몬 결핍, 성장판 손상 여부 등을 종합적으로 확인해 봐야 한다.
골연령은 성장판의 연골이 뼈로 변해가는 모양과 진행 상태를 기반으로 뼈의 성숙도를 나타내는 지표다. 이를 토대로 소아나 청소년의 전신 발육 상태를 판별하고, 성인이 되었을 때의 최종 키를 예측해 볼 수도 있다. 특히 골연령과 실제 만 나이를 비교해 성장단계를 파악, 종합적인 검사 결과를 바탕으로 전문의가 치료 여부를 결정한다.
원인 분석 결과 저신장이 성장호르몬 결핍증, 터너증후군, 만성 신부전증 등 때문이거나 특별한 원인이 없더라도 예측 키가 매우 작으면 성장 호르몬 투여를 고려해 볼 수 있다.
다만 특별한 질환으로 인해 성장호르몬이 결핍된 아이가 아니라면 신중하게 성장호르몬 주사를 선택해야 한다.
만약 성조숙증이 원인이라면 체내 호르몬 농도를 변화시켜 성조숙증을 유발할 수 있는 비만, 환경호르몬, 스트레스, 수면 부족 등의 요인을 먼저 개선한다.
상황에 따라 성호르몬 억제제를 이용해 사춘기 지연 치료를 할 수 있다. 이 치료는 사춘기 발달을 정상 범위에 맞추고 뼈 성숙의 진행을 늦춰 치료 전보다 더 오랜 기간 키가 자랄 수 있게 해준다.
충분한 수면·올바른 식습관·꾸준한 운동 필수
바른 키 성장을 위해서는 건강한 생활 습관을 기르기는 것이 중요하다.
먼저 탄수화물, 단백질, 지방, 비타민, 무기질 등 5대 영양소를 균형 있게 충분히 섭취해서 몸무게가 적절히 나가야 한다. 당류나 트랜스지방이 많이 함유된 간식류, 포화지방이 많은 가공육 등 섭취는 되도록 줄이고, 튼튼한 뼈를 만드는 데 도움 되는 칼슘이 풍부한 유제품과 비타민D를 잘 챙긴다.
수면도 중요한 성장 요인이다. 성장호르몬은 하루 분비량의 3분의 2가 잠자는 동안 분비되고, 특히 숙면 시에 많이 분비된다. 숙면을 취하기 위해서는 잠자기 전 격렬한 운동이나 과식을 피하고, TV 시청이나 스마트폰 이용을 삼가야 한다.
규칙적인 운동 역시 성장판에 자극을 줘 키 성장에 도움이 된다. 체력수준에 맞게 빨리 걷기, 수영 등 유산소 운동이나 줄넘기나 농구, 배구 등 뼈를 강화시키는 운동이 추천된다.
한편 교육부가 최근 발표한 2021년 학생 건강검사 표본통계에 따르면 남학생의 평균 키는 초등학교 6학년 153.6㎝, 중학교 3학년 170.8㎝, 고등학교 3학년 174.1㎝로 집계됐다.
장종호 기자 bellho@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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