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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인터뷰] "국민여동생의 첫사랑? 이래도 되나 싶어"…변우석, '20세기 소녀'로 이룬 로맨스 판타지(종합)

조지영 기자

기사입력 2022-10-26 10:52 | 최종수정 2022-10-26 12:41



[스포츠조선 조지영 기자] 만화를 찢고 나왔다. 배우 변우석(31)이 새로운 첫사랑의 아이콘으로 등판, 전 세계 여심을 사로잡았다.

넷플릭스 영화 '20세기 소녀'(방우리 감독, 용필름 제작)에서 백현진(박정우)의 절친이자 나보라(김유정)의 집중공략 대상 풍운호를 연기한 변우석. 그가 26일 오전 서울 종로구 삼청동에서 스포츠조선과 만나 '20세기 소녀'를 선택한 이유부터 작품에 쏟은 열정과 노력을 전했다.

'20세기 소녀'는 어느 겨울 도착한 비디오테이프에 담긴 1999년의 기억으로부터 시작, 17세 소녀가 절친의 첫사랑을 이루어주기 위해 사랑의 큐피트를 자처하며 벌어지는 첫사랑 관찰 로맨스를 그린 작품이다. 아날로그와 디지털이 공존하며 21세기 시작에 대한 두려움과 기대가 가득했던 시대 1999년을 배경으로 누구나 마음 한구석 품고 있는 학창 시절 '첫사랑'을 풋풋한 감성으로 풀어낸 로맨스 영화로 주목받고 있다. '20세기 소녀'는 지난 21일 넷플릭스를 통해 전 세계 190여개국에 공개된 이후 OTT 플랫폼 순위 집계 사이트 플릭스패트롤 25일 기준 글로벌 영화 순위 5위를 기록, 전 세계 뜨거운 반응을 얻고 있다.

무엇보다 '20세기 소녀'는 2016년 tvN 드라마 '디어 마이 프렌즈'로 데뷔해 tvN '청춘기록', KBS2 '꽃 피면 달 생각하고' 등으로 시청자의 눈도장을 찍은 '대세' 변우석의 첫 스크린 주연작으로 많은 관심을 얻었다. 그동안 사랑 앞에서 과감하고 감정에 솔직하게 행동했던 캐릭터들을 도맡아 인상적인 연기를 선보인 변우석은 '20세기 소녀'에서는 전작과는 다른, 절제된 감정을 연기하는 캐릭터 풍운호로 색다른 변주에 나선 것. 반전 매력을 지닌 풍운호로 완벽 변신한 변우석은 멜로 장르에 최적화된 눈빛으로 새로운 인생 캐릭터를 만들었다.


이날 변우석은 "내게 실제로 다섯 살 위 누나가 있다. 어렸을 때 누나 어깨너머 봐왔던 부분이 영화에 녹여있었다. 특히 비디오는 내가 어렸을 때 자주 빌려본 문화이기도 했다. 보통 비디오 가게에서 잘나가는 비디오는 거꾸로 되어있다. 그럴 때마다 사장님에게 비디오가 들어오면 연락 달라고 한 기억도 있다. 함께한 배우 친구들보다 확실히 조금 더 공감할 수 있었다"며 "사실 '20세기 소녀'는 시나리오를 읽었을 때 기억에 정말 많이 남았다. 시나리오를 읽으면서도 '내가 표현한다면'이라며 상상하면서 읽었다. 그랬더니 모든 장면이 너무 예쁘더라. 확실히 내겐 임팩트가 있었던 작품이다. 시나리오를 읽고 '이렇게 나에게 좋은 작품이 올 수 있나?'라며 설šœ 기분이 들었다"고 작품을 선택한 이유를 밝혔다.

무엇보다 '20세기 소녀'는 변우석에게 첫 주연작이자 스크린 데뷔작으로 의미를 더한 작품. 변우석은 "'20세기 소녀'는 첫 영화이자 첫 주연작이다. 다른 작품도 그렇지만 이 작품은 특히 모든 것을 쏟아부으려고 했다. 내가 풍운호에 모든 걸 해보자는 마음으로 작품을 대했다. 어떻게 보면 첫 주연작, 첫 스크린이라는 것 자체가 부담스럽기도 했다. 하지만 개인적으로 약간의 스트레스는 좋다고 생각한다. 그런 고민과 스트레스가 더 열심히 하게 되는 것 같다"고 고백했다.


물론 캐릭터에 대한 부담도 컸다는 변우석은 "사실 이 캐릭터는 부담이 있었다. 30대인데 고등학생 역할을 해서 의상 피팅하는 날 '정말 괜찮냐'고 물어봤다. 주변에 자꾸 '이래도 되는 거냐'고 물어보기도 했다"며 "어린 캐릭터라 영하게 보이려고 촬영 전 살을 더 뺐다. 지금보다 약 3kg가량 뺐다. 아무래도 조금 더 여려 보이면 어떨까 싶어 나름 고민하면서 몸을 만들려고 했다. 몸에 근육이 있으면 나이가 있어 보일 거 같아서 근육을 빼려고 했다"고 답했다.

그는 "몸이 좋아 보이지 않지만 몇 년간 꾸준히 운동하고 나를 가꿔야 한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다. 그 부분을 항상 노력했고 그런 노력이 교복을 입을 수 있는 요소가 되지 않았나 싶다. 그 시간이 풍운호라는 캐릭터를 만날 수 있게 해준 것 같다"며 "만약 또 학생 캐릭터가 들어온다면 정말 내가 해보고 싶은 역할이라면 너무 감사하게 할 것 같다. 보는 분이 부담스러울 수 있는데 내가 해보고 싶은 캐릭터라면 언제든 도전할 계획이다"고 덧붙였다.



'20세기 소녀'만의 사랑 방식에 대해 변우석은 "풍운호는 말을 할 때도 한 번 더 생각하려는 캐릭터다. 풍운호라는 캐릭터가 좀 냉소적이고 그래서 말투와 표정을 숨기려고 노력한 부분이 있다. 평소 '노트북'(04, 닉 카사베츠)이라는 영화를 좋아하고 그 작품 안에 노아(라이언 고슬링)라는 캐릭터를 좋아한다. 노아도 누군가를 위해 자신의 모든 것을 바치지 않나? 풍운호도 나보라를 생각했을 때 그럴 수 있는 친구라고 생각했다"며 "우리 영화는 시대를 단정 짓는 사랑 이야기가 아니다. 누군가를 좋아하거나 사랑할 때 각자의 방식이 있지 않나? 그 시대가 미래든 과거든 현재에 살고 있는 사람이든 각자의 사랑 방식이 다르기 때문에 이런 사랑 방식을 좋아하는 사람이 있다면, 또 공감할 수 있는 사람이 있다면 좋아하지 않을까 싶다"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실제 첫사랑에 대해서도 솔직하게 털어놨다. 그는 "나의 첫사랑은 약간 부끄러운데 중학교 때 엄청 좋아했던 여자친구가 있었다. 친한 친구였지만 고백하지 못하고 짝사랑으로 끝났다. 그래서 더 풍운호의 감정을 이해할 수 있었다"며 "만약 영화 속처럼 사랑과 우정 중 선택해야 한다면 개인적으로는 우정을 선택하고 싶다. 풍운호를 가장 많이 알고 풍운호와 가장 가까운 사람이 누구냐고 생각했을 때 현진(박정우)이 아닐까? 같이 자라왔고 속마음을 이야기했던 친구라서 개인적인 선택으로는 보라보다 현진을 선택할 것 같다"고 고백했다.


새로운 '첫사랑의 아이콘'으로 등극한 변우석은 "수식어를 들으면서 정말 '나에게 그래도 되나?' 싶은 생각이 가장 많이 든다. 이 작품으로 '첫사랑의 아이콘'이라는 수식어가 생긴다면 너무 감사할 것 같다. 이미 '첫사랑의 아이콘'이라 불렸던 많은 선배가 있고 그 모습을 봐왔다. 그래서 지금도 '첫사랑의 아이콘'이라는 수식어가 나에게 어떻게 생길 수 있나 반신반의하다. 솔직하게 '이건 아닌데' 싶었지만 수식어를 만들어줘 너무 감사하다. 이런 작품을 할 수 있는 기회가 많지 않은데 감사하고 또 신기하다"고 말했다.

더불어 '국민 여동생' 김유정과 호흡을 맞춘 것에 "워낙 활동을 늦게 시작해서 작품에서 함께 호흡을 맞춘 배우들이 대부분 선배가 많았다. 특히 '20세기 소녀'는 워낙 대선배인 김유정이 있어서 작품이 들어가기 전 무섭기도 했다. 김유정은 내가 연기를 하기 전부터 봐왔던 스타이지 않나? 그런 분이 옆에 있으니까 어떻게 해야 하지 싶었다. 그런데 막상 만난 김유정은 처음 만났을 때부터 상대에 대한 배려를 많이 해줬다. 서로 '김선배' '변후배' 이렇게 부르면서 친해졌다. '20세기 소녀'는 촬영 전 제작사의 덕분에 배우들과 같이 할 수 있는 시간과 자리가 많았다. 덕분에 촬영 전 많이 친해졌다"고 덧붙였다.

이어 "김유정은 어느 누구보다 대본에 대해 확실하게 알고 있는 배우였다. 현장에서 많이 배웠다. 남들이 봤을 때 활발한데 유쾌한 사람인데 작품에 돌입하면 정말 진중하게 표현하려는 모습을 보면서 많이 배웠다. '역시 선배님이다'라는 생각이었다. 현장에서 나만 나이가 많아 걱정하기도 했지만 지금은 말 편하게 했다. 개인적으로 느낀 세대 차이는 없다. 친구들이 나를 맞춰줬는지 모르겠는데 개인적으로는 차이가 그렇게 느껴지지 않았다"고 답했다.


'20세기 소녀'는 김유정, 변우석 박정우, 노윤서 등이 출연했고 방우리 감독의 첫 장편 연출 데뷔작이다. 지난 21일 넷플릭스를 통해 전 세계 190여개국에 공개됐다.

조지영 기자 soulhn1220@sportschosun.com 사진=넷플릭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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