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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기 구토·발열 'A형 간염', 치료제 없어 예방이 중요

장종호 기자

기사입력 2020-06-14 16:56


좀처럼 사그라들지 않는 코로나19의 유행으로 감염병에 대한 경각심이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여름을 앞두고 '수인성(水因性) 감염병'에 대한 주의가 요구된다.

수인성 감염병은 병원성 미생물이 오염된 물에 의해서 전달되는 감염병을 일컫는데, 질병관리본부는 이달부터 본격적인 하절기를 맞아 수인성 감염병 증가에 대비해 오는 10월 4일까지 전국 시·도와 시·군·구 보건소와 함께 비상방역 근무 체계를 운영 중이다.

이 가운데 A형 간염은 가장 대표적인 수인성 감염병 중 하나다. 과거에는 개인 위생관리가 좋지 못한 저개발 국가에서 많이 발생하는 것으로 여겨졌으나, 오히려 최근 20년간 우리나라 20~40대 성인층에서 발병률이 급증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위생 수준이 열악했던 1960~70년대에는 소아기 감염으로 자연면역이 형성되었지만, 1990년대 후반부터 사회적인 위생 수준 향상으로 어릴 때 A형 간염 바이러스에 노출될 기회가 적어지면서 소아 청소년, 젊은 성인의 항체 보유율이 떨어진 탓이다. 이중 어린 소아는 백신 접종률이 높아 항체 보유율이 증가하고 있는 반면, 항체를 보유하지 않은 세대가 나이 들면서 현재 30~40대 발병이 증가하고 있는 것이다.

오염된 물과 음식으로 전염…피로감, 구토, 발열 등에서 황달 증상으로 발전

A형 간염은 간염 바이러스의 한 종류인 A형 간염 바이러스에 의해 발생하는 간염으로, A형 간염 바이러스에 오염된 음식이나 물을 섭취함으로써 감염되거나 혈액을 통해 감염된다. 주로 A형 간염 바이러스에 감염된 환자의 대변에 오염된 물이나 음식 등을 섭취하거나 감염된 환자와 밀접 접촉하면서 감염되며, 오염된 식수원이나 급식 등으로 인해 집단으로 발병하기도 한다.

A형 간염의 증상은 급성 간염의 형태로 나타난다. A형 간염 바이러스에 감염되면 평균 28일의 잠복기를 거쳐 피로감이나 메스꺼움과 구토, 발열, 식욕부진, 우측 상복부의 통증 등 일차적인 전신증상이 나타난다. 그 후 일주일 이내에 콜라색의 소변과 탈색된 대변, 전신이 가려운 증상 등 특징적인 황달 징후가 나타난다. 보통 황달이 발생하게 되면 2주 정도 지속되며 이전에 나타났던 전신증상은 사라지게 된다. 소아의 경우 무증상이거나, 가벼운 증상이 나타나더라도 인식하지 못하고 지나가는 경우가 많다. 6세 미만 소아는 70%가 무증상이고 약 10%에서만 증상이 발생하는 반면, 성인은 70% 이상 증상이 나타나며 심한 경우 급격히 간성뇌증으로 진행되는 전격성 간염으로 사망에 이를 수 있다.

치료제 없는 A형 간염, 항체 검사로 진단 및 면역 유무 확인 가능

A형 간염이 의심되는 경우 어떤 검사를 통해 진단이 가능할까? 바로 채혈을 통한 항A형 간염 바이러스 항체(anti-HAV) 검사로 A형 간염을 진단할 수 있다.


A형 간염 바이러스에 대한 항체는 대개 감염 15~45일 후 출현하는데, 출현 후 3~6개월 지속되는 '항A형 간염 바이러스 면역글로불린M(이하 IgM) 항체'와 lgM 항체 출현 1~2주 내에 나타나 평생 지속되면서 재감염을 막는 면역항체인 '항A형 간염 바이러스 면역글로불린G(이하 IgG) 항체'로 구분된다. IgM 항체 양성은 최근 감염을, IgG 항체 양성은 최근이나 과거 감염 또는 예방접종력을 시사한다. 간염과 연관된 임상증상과 간기능 검사 등 연관 검사와 함께 IgM 항체를 검출하여 A형 간염을 진단하는데, 항체의 출현시기에 따라 초기 음성을 보일 수 있어 질환이 의심되는 경우에는 두 항체 검사를 함께 연속적으로 실시해 A형 간염을 진단하기도 한다.

아직까지 A형 간염 바이러스 치료약은 개발되지 않았다. 따라서 일반적으로 증상을 완화시키기 위한 대증요법이 주된 치료이며, 고단백 식이요법과 간에 휴식을 주는 것이 치료에 도움이 된다. 심한 증상을 동반하는 경우에는 입원 치료해 증상을 완화시켜주기도 한다.

그렇기 때문에 A형 간염은 예방이 가장 중요한 질병 중 하나다. 전문가들은 A형 간염이 대변으로부터 경구로 감염되는 질환이기 때문에 개인위생 관리가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또한 A형 간염 바이러스는 85도 이상에서 1분간 가열해야 불활화되기 때문에 끓인 물을 마시거나, 조개류는 90도에서 4분간 열을 가하거나 90초 이상 쪄서 먹는 등 충분히 익힌 음식을 섭취하는 것으로 예방이 가능하다. 특히 지난해 있었던 A형 간염 대유행의 주요 원인이 오염된 조개젓이었던 것으로 드러난 만큼, 조개류 섭취 시 같한 주의가 요구된다.

질병관리본부는 A형 간염 예방과 전파 차단을 위해 안전성이 확인된 조개젓만 섭취하고, 조개류는 익혀먹는 등 A형 간염 예방수칙을 준수할 것을 권고했다. A형 간염 예방 수칙은 ▲안전성이 확인된 조개젓 섭취 ▲조개류 익혀먹기 ▲요리 전, 식사 전, 화장실 다녀온 후 비누로 30초 이상 손씻기 ▲안전한 물 마시기 ▲채소나 과일은 깨끗이 씻어 껍질 벗겨 먹기 ▲A형 간염 예방접종 등이다.

A형 간염 예방접종은 A형 간염을 앓은 적이 없거나 A형 간염 면역이 없는 경우 6~12개월 간격으로 2회 접종해 면역을 획득할 수 있다. 보통 한 번 접종한 후에 백신의 종류에 따라 6~18개월 후 추가 접종을 함으로써 95% 이상의 간염 예방 효과를 얻을 수 있다. 이는 2세 이상의 어린이뿐만 아니라 아직 바이러스에 노출되지 않은 성인에게도 효과가 있다. A형 간염 면역 유무는 항A형 간염 바이러스 항체 검사를 통한 IgG 항체 보유 여부로 확인할 수 있다.

GC녹십자의료재단 최리화 전문의는 "A형 간염은 직접적인 치료약이 없는 만큼 예방이 최선인 질병"이라며 "개인위생 관리와 함께 조개류 섭취에 특히 주의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또한 "A형 간염이 의심된다면 신속히 항A형 간염 바이러스 항체 검사로 발병 여부를 진단하고 검사 결과에 따른 적절한 치료가 필요하며, 면역력이 없는 성인은 예방접종을 받을 것이 권장된다"고 덧붙였다.


장종호 기자 bellho@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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