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성흔 '2년생 징크스 없다'
기사입력 2000년 04월 19일 12시 05분
`미운 아이 떡 하나 더 주고, 귀한 자식 매 한번 더 든다'고 했다.
그래선지 두산 김인식 감독은 주전포수 홍성흔(23)을 칭찬하는 법이 없다. "방망이나 투수 리드는 아직도 한참 더 배워야 되고 좋은건 그저 파이팅 뿐"이란다.
지난 17일에는 아예 불러다 놓고 눈물이 쏙 빠지게 꾸지람을 했다. "야, 포수 하면서 너처럼 스트라이크존 못 고르는 타자 혹시 본 적 있냐. 어떻게 이만큼 높은 볼이고, 땅에 깔려오는 공이고 무조건 휘둘러?"
한번 불려갔다 오더니 그날 4타수 3안타를 휘둘렀다.
그렇게 야멸차게 몰아세우던 김감독이 18일 광주 해태전을 앞두고는 딴소리를 했다. "어떡하든지 우리가 잘 되려면 성흔이가 밑에서 쳐줘야 돼."
도시 앞뒤를 종잡을 수 없는 김감독의 말이었지만 자세히 뜯어보면 홍성흔을 끔찍히 위한다는걸 금방 알 수 있다. 지난해 신인왕에 등극, 주가가 오를대로 오른 뒤라 혹시나 거들먹거리다 2년생 징크스에 걸려들지나 않을까 염려하는 마음.
좋은 소릴 못 들으면서도 늘 피식피식 웃고 다니는 성격 좋은 홍성흔. 18일 해태전에서는 쐐기 3점홈런 포함 3루타 뺀 사이클링히트를 치며 더 방방 떴다.
18일 현재 타율이 어느새 3할4푼4리(32타수 11안타)까지 올라갔다. `아랫동네 4번' 홍성흔이 최근 2게임에서 8타수 6안타를 쳐주면서 두산은 전에 없던 힘을 받고 있다.
[광주＝박진형 기자 jinp＠]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