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림픽공원은 '인라인스케이트' 세상
기사입력 2000년 04월 11일 14시 36분
나체로 태양과 바다를 즐기는 `누드 해변'에 옷을 입은채 들어가면 어떻게 될까?
옷 벗은 사람들로부터 구경거리가 될 것이 뻔하다.
서울 올림픽공원 안에 있는 `평화의 문 광장'에서는 `바퀴 달린 신발' 인라인스케이트를 신어야 정상이다.
`보통 신발'을 신고 걸으면 누드 해변에 옷을 입고 나타난 것 같은 기분을 느낄 정도.
요즘 주말이면 300∼400명의 인라이 스케이터들이 몰려 광장은 온통 바퀴세상이다.
동호인들 사이에서 `올팍(올림픽 파크의 약자)'으로 통하는 이곳에 인라인스케이트가 시작된 것은 98년 봄.
활주 메카니즘이 스키와 닮아 비시즌 운동으로 인라인을 타던 일부 진보적인 스키어들이 인라인 탈 장소를 물색하던중 이곳을 찾아냈다.
국내 최고의 스키 이론가인 박순백씨(한글과 컴퓨터 부사장)를 비롯, PC통신 스키동호회 멤버인 명성광, 반호석씨 등이 선구자. 이들이 각각 `인라인시티' `와우', `레인보우' 등 동호회를 결성하면서 99년에는 150명, 올해는 400여명에 육박할 만큼 올팍을 찾는 사람이 늘었다.
특히 박순백씨는 매주말 올팍에서 강습을 실시, 인라인 사관학교 역할을 하고 있다.
올팍의 인라인 열기는 대학생과 20∼30대 젊은 남녀 직장인층을 중심으로 일산 호수공원, 분당 중앙공원 등으로 퍼져나갔다. 현재 전국적으로는 대략 2천여명이 인라인스케이팅을 즐기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명성광씨가 밝히는 인라인의 매력은 한마디로 `자유'.
"바퀴가 일열로 배치돼있는 덕분에 롤러스케이트나 스케이트보드로는 느낄 수 없던 활주의 자유로움을 맛볼 수 있다"는 설명이다.
어그레시브를 즐겨타는 반호석씨도 "점프, 회전 등 상상할 수 있는 모든 동작이 가능한 점"을 최대 매력으로 꼽았다.
[송철웅 기자 simba＠]
▲인라인스케이트란?
바퀴가 일렬로 배치돼있어 붙은 이름. 폴리우레탄 바퀴가 체중을 걸어 누르면 찌그러들면서 스키와 똑같은 방식으로 회전이 된다. 용도에 따라 일반주행용(피트니스), 묘기용(어그레시브), 하키용, 다운힐용, 오프로드용 등으로 나뉜다.
올팍 같은 안전한 곳에서 기초를 다진 후 하키, 다운힐, 묘기 등 입맛에 맞는 스타일을 찾게 되는데 최근엔 여의도 자전거도로 등에서 배낭에 먹을 것, 마실 것을 넣고 장거리를 달리는 로드런이 큰 인기를 끌고 있다.
넘어지고 구르는 것이 다반사인 격렬한 스포츠인만큼 헬멧, 무릎보호대 등 보호장비가 필수.
살로몬, 테크니카, 로체스, 롤러블레이드 등 다양한 브랜드가 국내 시판되고 있으며 가격은 20만원대의 저가모델부터 100만원을 훌쩍 넘는 고가모델까지 다양하다.
특히 스키브랜드이기도 한 살로몬과 테크니카는 고급모델 시장에서 양대산맥을 이루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