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인영의유럽통신] 챔피언스리그 8강전 시작 '광란의 4월'
기사입력 2000년 04월 11일 13시 59분
유럽 챔피언스리그는 유럽 각국의 리그 우승팀끼리 최고의 클럽을 가리는 대회로 자리잡고 있다. 아시아에서도 지난 85년에 대우, 93년에 일화가 우승한 같은 대회가 있지만 그 열기와 인기에선 유럽을 따라잡지 못한다. 유럽 각국을 대표하는 클럽이 나와 치열한 예선리그를 거치고 8강부터 홈 앤드 어웨이 방식으로 치르는 이 대회는 그야말로 유럽대륙을 들썩거리게 만들 정도다.
올해는 잉글랜드에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 첼시가 8강에 진출했고, 스페인에서는 레알 마드리드와 바르셀로나가 진출해 잉글랜드와 스페인 축구의 자존심을 겨루는 양상이다. 두나라 모두 축구에선 둘째가라면 서러운 나라라 팬들의 관심도 엄청나다.
지난 5일 영국은 이 챔피언스리그 경기로 떠들썩했다. 첼시와 바르셀로나가 첼시의 홈인 런던 스탠포드 브릿지구장에서 맞붙었기 때문이다. 이 경기서 첼시는 졸라가 1골, 2어시스트를 하는 활약에 힘입어 바르셀로나를 3대1로 꺾었다. 전반에만 3골을 몰아친 첼시의 공격력에 팬들은 광적으로 환호를 보냈다.
그러나 패한 바르셀로나도 실망하는 눈치는 아니었다. 홈경기가 남아있기 때문이다. 그만큼 유럽에서는 팬들의 열렬한 지원을 받는 홈경기가 훨씬 유리하다.
그런데 홈팬들의 응원도 지나치면 사고를 일으킨다. 지난 7일 터키서 열린 UEFA컵 4강전서 잉글랜드 리즈유나이티드를 응원하기 위해 이스탄불을 찾은 축구팬들이 홈팀 갈라타사리의 팬들과 충돌, 영국인 2명이 사망하고 5명이 중상을 하는 사고가 터졌다. 이 경기 이후로 모든 잉글랜드 프로 선수들은 팬들의 죽음을 애도하기 위해 왼팔에 검은 띠를 두르고 그라운드에 나서고 있다.
팬들만 선수를 사랑하는 게 아니라 선수들도 팬들을 아끼는 유럽의 축구문화가 부러울 따름이다.
[런던에서, 울산 현대 코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