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에서 영화 흥행 여부 점치자'
기사입력 2000년 04월 06일 14시 07분
인터넷의 특징중 하나는 소비자의 욕구와 성향 등을 미리 파악하는데 좋은 수단이라는 것이다. 요즘 온라인과 오프라인이 잇따라 결합하는 것도 이같은 시너지 효과도 있기 때문이다.
영화 전문 사이트 노컷(www.nocut.co.kr)이 좋은 모델링 케이스가 된다. 바로 영화의 흥행 여부를 미리 점칠 수 있기 때문이다.
노컷에서는 지난 1월부터 `네티즌 관람 희망지수'라는 것을 실시하고 있다. 개봉 예정작의 예고편 등을 미리 보여주고 회원들로부터 투표를 받는다. 영화가 개봉하면 `꼭 보러가겠다'가 10점, `갈까 말까'는 6점, `절대 보지 않겠다'는 2점 등 5등급. 물론 투표에 참가한 네티즌의 숫자도 중요한 잣대다.
이제까지 100여편의 영화가 도마 위에 올랐다. 실제 흥행과 90% 이상 맞아 떨어졌다. 가장 대표적인 것이 `반칙왕'과 `스튜어트 리틀'. 레슬링이라는 한물간 소재와 말하는 새앙쥐가 나오는 미국형 코미디. 업계에서는 고개를 갸우뚱했지만 노컷에서는 각각 8.4, 8.6의 높은 평점을 받았다. 뚜껑을 열자 73만명, 38만명을 모으며 대박을 기록했다.
노컷에서 8점 이상을 맞고도 관객 동원 20만명 이하에 그친 영화는 3편 뿐이다. 아메리칸뷰티(8.4, 18만3000명), 리플리(8.4, 11만명), 그린마일(8.7, 8만명). 마니아 위주로 투표가 이뤄졌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노컷의 회원이 가파르게 늘어나는 추세라 앞으로는 다양한 목소리가 들어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특히 사상 처음으로 9점을 넘어간 작품이 있다. 6월 17일 개봉예정인 `미션임파서블2'. 2500여명 투표에 9.2점으로 올 여름 최고의 흥행작으로 꼽히고 있다.
이같이 노컷의 투표가 흥행 측정에 믿을 만한 근거가 되자 영화사에서는 크게 관심을 보이고 있다. 최근에는 국내 최대의 음반제작사 소니(www.sony.co.kr)가 노컷과 제휴를 맺고, 영화 OST를 제공함과 동시에 `음반 판매 희망지수'를 실시한다. 노컷은 이같은 자료들을 모아 흥행의 핵심 요소들을 추려냄으로써 영화 산업의 발전에 도움을 주겠다는 생각. 사이버 월드가 현실의 세계에서 어떤 역할을 해야 하는가를 잘 보여주는 부분이다.
[전동희 기자 cancell＠]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