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커스] '전과자' 홀의 육탄방어
기사입력 2000년 03월 31일 14시 04분
홀은 챔피언결정전 3,4차전에서 SK 서장훈에게 왼쪽 발목 부상을 입혔다. 3차전에선 패스를 받는 서장훈을 쓰러뜨려 발목을 접질리게 했고, 4차전에선 슛을 쏘다가 팔꿈치로 서장훈을 쓰러드린 뒤 착지하면서 오른발로 서장훈의 아픈 발을 밟았다.
코 앞에서 이를 지켜본 사람들은 "홀이 그대로 떨어지지 않고 오른발을 뒤로 옮겨 착지했다"며 고의성을 의심했다.
홀은 이미 `전과'가 많기 때문이다.
동양의 김상우 전희철 이인규 신세기 이은호가 피해자다. 신인 김상우는 5개월이 지난 요즘도 손가락을 움직이지 못할 만큼 치명상을 입었다.
홀이 감독들이 선정한 정규리그 수비 5걸에 뽑혔을 때 몇몇 감독들은 "폭력도 수비냐"며 황당해했다.
사실 홀은 팔꿈치로 위험한 플레이를 많이 한다. 쓰러질 때도 그냥 넘어지지 않고 깔고 짓누르는듯한 인상을 준다. 더구나 부상자에게 "미안하다"는 제스처를 한번도 취하지 않는 등 운동선수의 동업자 의식을 찾아볼 수 없다.
일부 전문가들은 "설마 심판이 있는데 고의적인 행동을 하겠느냐. 몸싸움을 싫어하는 서장훈이 체격에서 밀리는면서도 요령없이 힘으로만 정면 대결을 벌이려 했다"며 홀을 두둔하기도 한다.
어쨌든 출범 4돌을 맞는 프로농구에서 한 선수 때문에 부상자가 줄줄이 나오기는 처음이고, 팬 입장에선 `우리 선수'들이 잇달아 희생된다는 점에서 안타까움이 크다.
홀의 육중한 체격 탓으로 돌리기엔 피해자가 너무 많다.
[김미연 기자 ibiza＠]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