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문환 교수 '예술성 특색있는 이벤트 성공작 I LOVE MUSICAL'
기사입력 2000년 03월 20일 14시 26분
스포츠조선이 창간과 더불어 시작한 뮤지컬보기운동이 어언 10년을 맞이했다. 한국 뮤지컬의 역사를 1966년 `살짜기 옵서예'로부터 헤아린다 해도 지난 10년은 참으로 획기적인 발전을 기록했고, 그와 같은 발전에 이 뮤지컬 보기운동이 크게 기여했던 것은 누구라도 인정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처음부터 오늘에 이르기까지 줄곧 이 운동이 선정한 작품들을 보아왔고 1995년 이래 스포츠조선 제정 뮤지컬대상 심사위원으로 참여해온 필자로서도 자못 감회가 적지 않다.
이를 축하하기 위해 `아이 러브 뮤지컬'이라는 특별공연이 준비 중이라는 소식을 듣고서도 솔직히 말해서 크게 기대하지 않았다. 그런데 막상 공연을 대하고 보니 정말 `그게 아니올시다'였다.
1부와 2부로 나누어 기억에 남는 명곡들과 명장면들을 명배우들이 차례로 보여주고 있는데 처음부터 끝까지 관객들의 열띤 반응을 불러 일으키기에 부족함이 없는 구성이고 연출이었다. 솔로를 부를 배우들의 등단 때부터 환호하는 객석반응을 보니 어느새 관객들이 마치 팬클럽을 만들다시피 자신들이 특히 좋아하는 배우들과 교감하고 있는 것을 보고 참으로 흐뭇했다. 다함께 부르는 순서에서도 관객들은 정말로 기분좋게 어울렸다.
2시간을 넘은 공연순서들을 석달여에 걸쳐 준비한 제작진과 스태프진으로서는 참으로 흐뭇하지 않을 수 없었을 것이다. 오케스트라와 코러스(앙상블)의 연습량도 적지 않았을 터인데 참으로 한치의 오차도 없이 멋지게 진행되었다. 특히 각 극단 하이라이트는 참으로 잘 생각한 순서이다. 물론 원래 공연에 비해 아무래도 규모상 차이가 없을 수 없었지만 이미 본 관객에게는 회상을, 아직 보지 못한 관객에게는 기대를 가능케 해준 좋은 기획이다.
전반적으로 브로드웨이 뮤지컬이 대부분을 차지한 것이 다소간 아쉽지만, 그것이 우리뮤지컬계의 현실이고 보니 창작뮤지컬의 성숙을 기다리는 수 밖에 없다.
10년만에 처음 벌인 이 축제가 이번 한 번으로 끝나지 않고 매년 특색있는 이벤트로 정착될 수 있는 가능성을 충분히 보여주었다는 점에서도 가히 성공적이라 할 만한다.
김문환(서울대 교수, 연극평론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