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현 백두봉 정상
기사입력 2000년 03월 18일 00시 38분
이태현은 17일 전남 장흥체육관서 벌어진 장흥장사씨름대회 백두장사(100㎏) 결정전에서 라이벌 김영현(LG증권)과 스릴만점의 공방전을 벌인 끝에 3대2로 승리해 500만원의 상금을 손에 쥐고 감격의 꽃가마를 탔다.
이로써 이태현은 지난 93년 프로입문 이후 백두장사에 11번째 등극하며 변함없는 모래판 최고스타임을 과시했다.
98∼99년 천하장사인 김영현은 2m16의 거구를 앞세워 다시 정상등극을 노렸으나 이태현의 다양한 기술을 극복하지 못해 좌절했다.
강력한 우승후보로 꼽히던 설날대회 챔피언 신봉민(현대)은 8강전에서 팀후배 황규연에 패해 탈락했다.
기술씨름의 대명사인 이태현과 파워씨름의 1인자인 김영현의 맞대결은 이태현의 판정승으로 끝났다.
1m96, 138㎏의 이태현은 첫판 시작과 함께 체중이 18㎏이나 무거운 김영현을 허리의 힘만으로 들어올린뒤 회심의 배지기로 쓰러뜨리고 두번째판서도 4초만에 전광석화의 들배지기로 모래판에 뉘어 기세를 올렸다.
그러나 98∼99년 천하장사인 김영현의 반격도 만만치 않았다.
김영현은 세번째판에서 선제공격을 시도하는 이태현을 3초만에 밀어치기로 넘어뜨린뒤 네번째판서는 11초만에 순간적인 되치기로 이겨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다.
운명을 결정짓는 5번째판에서 이태현은 키가 큰 김영현이 안다리를 걸려는 순간 바람처럼 몸을 돌리며 밀어치기로 김영현을 쓰러뜨려 만세를 불렀다.
[장흥＝김석현 기자 powerki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