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승훈 7집 선주문 100만장 '밀리온셀러 예약'
기사입력 2000년 03월 15일 14시 07분
LA나 뉴욕서 열리는 할리우드 영화의 시사회를 가보고 나면 언제나 느끼는 부러움. 그건 영화장면의 스펙터클과 동시에 울려 나오는 O.S.T의 웅장한 사운드다.
14일 발매한 신승훈의 7집 `디자이어 투 플라이 하이(Desire to Fly High)'엔 그게 있었다. 1,2번 트랙의 `프롤로그'와 이 음반의 대표곡인 `전설속의 누군가처럼'은 이어진 한 노래처럼 들리는데, 그 안에는 `타잔'의 필 콜린스가 있고, `라이온 킹'의 엘튼 존도 있다. 바브라 스타라이전드 정도의 슈퍼스타급의 녹음때나 서는 본토(?)의 유명코러스 8명이 녹음해줘 신승훈 자신의 말마따나 `버터냄새'도 난다. 그런데 그 버터냄새는 `역겨운 모방'이 아니라, `글로벌한 음악적 세련됨'이다.
`아주 작은 새의 몸짓도, 이세상 봄이 옴을 알게 하는데∼'하는 후렴부는 음의 고저장단보다는, 친숙하면서도 단순 명쾌한 멜로디가 흥겹다. 아프리카의 토속타악기와 우리의 오금무가 어우러지는 리듬감은 `세상의 봄'같은 `태초의 흥분'을 느끼게 한다. 노래를 틀어놓고 경비행기로 아프리카 초원을 누비면 딱 맞을 것 같은 분위기다.
"`날아보는거야'라는 가사가 있어요. 이때문에 뮤직비디오에 비행기를 띄울까도 생각했어요."
`전설…' 뮤직비디오에는 경비행기 대신 헬기를 띄웠다. 가사속에 `날아가는 새'가 나오지만, 사이판에서 찍은 비디오에는 새 대신 역(逆)으로 인어를 소재로 했다. 비디오 도입부는 원 신 원 커트로 헬기에서 카메라가 바다를 훑다가 그대로 바닷속에 들어간다. 편집과 CG의 개가. 뮤직비디오를 보면 신승훈의 멜로디와 리듬속에서 창공을 날다 바닷속 유영까지 해야 한다.
`왜 꼭 발라드?', 그리고 `왜 꼭 사랑과 이별?'.
이번 7집의 화두다.
그리고 작년 가을 어느날 술먹고 들어와 거울안의 나를 볼때 느낀 "저게 나야?"하는 느낌이 앨범 타이틀을 `날고싶은 욕망'이라고 이름지은 동기다. 또 남들의 고정관념인 발라드를 앞세우지 않고 `글로벌한 두 곡'을 내세운 이유.
(주)스타컴에서 국내 최초로 넷@CD로 제작한 것도 7집의 혁신. 원 클릭으로 신승훈 홈페이지(shinseunghun.com)에 들어가 녹음장면부터 샤워하는 모습까지 신승훈의 이방 저방을 열어볼 수 있다.
일단 선주문을 100만장이나 받아, 밀리온셀러를 예약했다. 1집 `미소속에 비친 그대'부터 7연속 밀리온셀러다.
내달 1,2일 그는 서울 세종문화회관에서 도메인을 패러디한 `www.飛上久.con'이란 제목으로 7집 발매 기념 콘서트(02@573@0038)를 갖는다. 휘날레는 물론 `전설…'. 무대에서 현란한 가창력으로 노래장르를 바꿔부르기도 하고, 발라드에 가렸지만 `꾸준히 하긴 했다'는 `댄스'도 보여준다. 6월까지 12개 도시 투어를 가질 예정.
그리고 `존경하는 김현식과 유재하의 기일'에 맞췄다는 데뷔일인 11월 1일. 올가을 이날에 신승훈은 정확히 가수활동 10년을 기념하는 서울 앵콜공연을 열 계획이다.
[이준형 기자 roc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