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전평, 삼성 응집력 돋보였다
기사입력 2000년 03월 09일 23시 33분
막판 실수가 승패를 갈랐다. 스포츠의 묘미는 전력이 약한 팀이라도 승리할 수 있는 기회가 언제든지 온다는데 있다. 오늘 전력면에서 열세인 삼성은 끌려다녔지만 마지막 기회를 놓치지 않고 낚아채 스포츠의 묘미를 한껏 보여줬다.
농구는 리듬의 스포츠다. 오늘 경기에서 삼성은 전후반 내내 적절한 리듬을 살리지 못했지만 종료 직전 기아의 실책에 편승한 기회를 적극적으로 살리는 응집력을 발휘했다.
반면 기아는 강동희를 주축으로 와센버그와 김영만이 시종일관 자신있는 플레이로 삼성을 압도했지만 승리의 여신은 끝내 기아를 외면했다.
우려했던 대로 4쿼터에서 체력이 바닥난 기아는 볼 집중력이 크게 떨어지면서 어이없는 실책과 자유투의 실패로 승리를 삼성에게 헌납하고 말았다. 종료 3분전에는 공격을 책임질 수 있는 해결사가 절대적으로 필요하고 이때의 실책은 승부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을 다시 한번 확인한 경기였다. 또 이때는 외곽보다는 포스트에 볼을 투입시켜서 상대의 수비를 좁히거나 파울을 유도하는 정석 플레이가 필요하다고 본다.
삼성벤치는 싱글턴과 헌터에 공격의 주임무를 맡기면서도 부진했던 문경은을 끝까지 투입시켜 기회를 기다렸는데 이 작전은 맞아 떨어졌다.
[연세대 감독]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