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썽꾸러기 해달 아크릴유리판 훼손
기사입력 2000년 03월 05일 16시 43분
‘해달은 말썽꾸러기(？).'
서울 여의도 63수족관에 비상이 걸렸다.
해양동물중 유일하게 손을 쓰는 해달이 최근들어 해달수조의 고가 아크릴 유리판을 조개껍질로 사정없이 긁어놓고 있기 때문이다.
2두마리의 해달중 암컷 아롱이는 가만 있는데, 유달리 수컷 싱싱이(사진)가 말썽이다.
처방을 해야 하지만, 싱싱이의 ‘심술'이 왜 발동됐는지 이유를 모르니 뾰족한 해결방안도 없다는 게 사육사들의 고민이다.
단지 싱싱이가 흠집을 보면서 장난기가 발동됐을 거라든가, 이제 혈기왕성한 7살의 싱싱이가 16살된 암컷 아롱이와의 관계에서 성적인 불만족(？)을 느끼고 있는 게 아니냐는 추측만 하고 있을 뿐이다.
그렇다고 시각효과가 현저히 떨어지는 뿌연 아크릴판을 그대로 방치할 수도 없고, 고가의 아크릴판을 교체할 수도 없다.
가로 6m, 세로 2.5m, 두께 6㎝의 이 아크릴판은 가격이 2000만원을 넘는 데다 뜯어내고 공사를 할 경우엔 억대의 공사비가 들어가기 때문이다.
특히 수압을 감안해 여러개의 판유리를 맞추는 일도 일본의 업체를 불러와야 할 만큼 정교한 기술을 요구한다.
골머리를 앓던 사육사들은 세가지 방안을 생각해 냈다.
조개를 아예 안주거나, 조개껍질을 떼어내고 알맹이만 주거나, 아크릴을 깎아 이중유리를 덧대는 방안 등이 그것이다.
[나성률 기자 nasy@]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