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재] 삼보 3강 진두 지휘
기사입력 2000년 02월 25일 13시 27분
`플레이오프여, 어서 오라.'
삼보 허 재(35．1m88)가 돌아와 플레이오프를 기다리고 있다.
시즌 초반 팀의 폭발적인 상승세를 주도하던 그 모습 그대로다.
허 재는 24일 수원 삼성전에 앞서 주위사람들에게 자신의 몸상태를 한껏 뽐냈다.
통통하게 근육이 오른 종아리와 이두박근을 내보이며 "이것 좀 보세요. 한마디로 그림이죠?"라며 어린애처럼 자랑했다.
이 모습을 지켜보던 삼보 최종규 감독은 "요즘 허 재 덕에 든든하다. 어린 후배들이 무안할 만큼 웨이트트레이닝과 훈련에 열심"이라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허 재는 최근 술을 뚝 끊었다.
게임이 없는 날 피로를 씻기 위해, 또 기분전환삼아 가볍게 몇모금 들이키던 맥주마저 마시지 않는다.
한때 게임리더 허 재의 체력이 떨어지면서 휘청대던 삼보도 언제 그랬냐는듯 시즌 막판 신나는 3연승 행진을 하고 있다.
24일 수원경기에서 시소 끝에 삼성을 꺾고 3위 자리를 단단히 지켜 `거품전력'이 아님을 입증하기도 했다.
허 재는 이날 경기종료 1분43초전 결정적인 가로채기에 이어 속공 레이업과 바스켓 카운트까지 따낸 3점플레이로 재역전 승리를 일궈냈다. 16득점 6리바운드, 7어시스트의 균형잡힌 활약.
"플레이오프가 어서 왔으면 좋겠어요. 이거 몸이 근질거려서 말이죠."
허 재가 누군가.
기아시절 97∼98시즌에서 손등뼈가 부서진 중상을 입고도 감동적인 부상투혼을 발휘, 준우승팀 소속으로 유일하게 챔피언결정전 MVP에 오른 역전의 용사다.
팬들은 또 한번 거센 삼보돌풍을 기대해도 좋을 것 같다.
[이백일 기자 maveric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