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찬호] '마운드선 앞타자 생각마라'

기사입력 2000년 02월 17일 11시 25분



"잊어라. 그리고 준비하라."

박찬호의 마이너리그 시절 투수코치였던 `정신적 지주' 버트 후튼 코치가 박찬호의 마음을 꿰뚫는 조언을 해줬다. 야구캠프 참가차 다저타운에 머물고 있는 후튼코치는 16일(한국시간) 박찬호를 만나 올시즌 20승 달성에 큰 힘이 될 금과옥조와 같은 말들을 전했다.

"지난 경기에 너무 연연하고, 앞 타자와의 승부가 머리속에 남아있으면 마운드에서 이길수 없다. 다음 경기, 다음 타자와 만날때는 백지에서 시작하라".

이는 박찬호 스스로가 뼈져리게 느끼고 있는 부분이다. 박찬호는 지난시즌 마음을 다스리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충분히 배웠다. 다저타운에서 전지훈련중인 LG선수들에게 "마운드에서 잠념을 버리라"는 조언을 한 것은 이와 같은 맥락이다.

박찬호는 "성격이 감성적이라 조그만 일도 잘 잊지 못한다. 그래서 올해는 냉정을 찾는게 중요하다. 기본에 충실하면서 마음을 비우고 올시즌을 맞이할 것이다"며 스승의 의견에 동의했다.

후튼 코치는 94년 더블A, 95년 트리플A팀에서 박찬호에게 커브를 가르쳐준 은사로 현재는 휴스턴 더블A팀의 투수코치. 역시 스승은 제자의 마음을 읽고 있었다.

[베로비치(미 플로리다주)＝신보순 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