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중견작가 2명의 신작 장편 동시 출간
기사입력 2000년 02월 13일 15시 51분
◇뒤틀린 현실문제를 집요하게 다뤄온 송기숙씨(65)가 `오월의 미소'(창작과비평)를 펴냈다. 송씨가 `은내골 기행' 이후 4년만에 선보인 역작이다.
작가는 5．18 당시 시민수습위원, 현대사사료연구소 소장으로 활동했다. 항쟁에 참여한 700여명의 구술을 정리하는 작업을 해왔다. 소설엔 그런 경험이 그대로 녹아있다. 광주민주화운동의 현재적 의미를 재조명하는 작품이다.
5．18 당시 실수로 `생머리 여자'를 쏘고 괴로워하는 시민군 출신 정찬우. 공수단에 능욕당해 정신질환을 앓는 영선, 그런 언니를 돌보는 첫사랑 미선, 공수단 장교였다가 익사하는 김성보 등이 소설을 엮어간다.
작가는 김성보와 영선의 영혼결혼, 항전파 김중만이 군부의 일원인 하치호를 죽이는 장면 등을 통해 광주민주화운동 총체적인 면을 드러낸다.
◇민초들의 토속적인 한을 형상화해온 한승원씨(61)는 `사랑'을 선보였다.
`사랑'은 교미를 끝낸 수컷 사마귀가 암컷에게 잡아먹히는 장면으로 시작한다. 사랑행위에 따르는 희생과 새로운 탄생을 상징한다. 이는 액자소설 형식과 맞물려, 우주적 생명의 순환을 보여준다.
소설엔 작가 이름과 같은 한승원이란 동명이인이 등장한다. 어느날 지야몽이란 여인이 한승원을 찾아온다. 그녀는 `장흥 판타지'란 소설을 소개한다. 그 소설 주인공이 한승원이다. `장흥판타지'는 서슬 퍼런 한을 품고 있는 남녀가 한을 사랑으로 풀어가는 줄거리다. 현실 속의 한승원과 지야몽도 그렇다. 지야몽이 공룡알같은 돌을 보여주며 훗날 알고 태어날 것이라고 말하는 장면은 상징적이다.
[임정식기자 dada＠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