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찬호] '교포 청소년들에게 희망의 등대 되리라'
기사입력 2000년 02월 13일 12시 52분
LA 다저스 박찬호(27)가 방황하는 교포 청소년들에게 희망의 빛을 안겨준다.
베로비치 전지훈련을 앞두고 몸만들기에 구슬땀을 흘리고 있는 박찬호는 13일(한국시간) LA 인근의 부에나파크에서 폭력과 마약에 찌든 교포 중-고생들의 재활을 위해 짬을 냈다.
한때의 잘못을 뉘우치며 새인생을 준비하고 있는 이들은 `마약-갱단 선도모임'. 지난해 교민교회서 전도사로 일했던 팬 톰식씨가 한국의 비행 청소년들을 위해 결성한 모임으로 처음 5∼6명의 회원으로 출발했지만 교포들의 반응이 좋아 1년 사이에 회원이 50여명으로 늘어났다.
훈련을 마치자마자 부에나파크로 달려간 박찬호는 청소년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사인을 해준 뒤 "실수를 빨리 깨닫고 새출발을 준비하는 모습이 보기가 좋다"는 덕담과 함께 성공적인 재활을 기원했다.
청소년들의 마약과 폭력 문제는 미국 사회의 큰 골치거리. 박찬호가 이른바 `문제아'들을 찾게 된 것은 스스로 청소년 문제의 심각성을 절감하고 있던차에 지난해 12월 한국에 다녀올 때 기내에서 이 모임 후원회원인 재미교포 토마스 배씨(45)를 만난게 인연이 됐다.
박찬호와 동석한 배씨는 교포사회의 청소년 문제를 하나하나 열거하며 도움을 청했다. 평소 청소년 문제에 관심이 많았던 박찬호는 이 자리에서 작은 힘이라도 보태고 싶다는 약속을 했었다.
당초 지난달에 이 모임에 참석할 예정이었으나 할아버지가 돌아가시는 바람에 미뤄졌다. 이날 방문에는 박찬호와 절친한 사이인 인기그룹 `지누션' 멤버중 `션'이 동행했다.
LA에서 해마다 한두차례씩 초-중-고생들을 대상으로 야구교실을 개최하고 있는 박찬호는 이날 모임을 계기로 교포사회의 비행 청소년 문제에 앞장설 것을 약속했다.
[LA＝민훈기 특파원 hkmin＠earthlink.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