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 KBO의 연고지-선수 수급안 모두 반대
기사입력 2000년 02월 13일 11시 57분
서울에서 밀려난 SK의 반발이 거세 2000시즌 프로야구 새판짜기가 또 하나의 큰 산을 만났다.
11일 KBO이사회가 `SK 수원(인천), 현대 서울'안을 확정하자 SK 창단 실무준비팀은 봇물처럼 불쾌한 반응을 쏟아냈다.
안용태 실무준비팀장은 "당초 신생팀 유인책으로 서울을 내놓았던 것 아니냐"며 황당해했고, 그룹홍보실 이노종전무는 "이런 식이라면 의욕적으로 뛰어들수 없다"며 이사회의 이기적인 결정을 강도높게 비판했다.
SK는 12일 내부의견을 조율한 결과, KBO이사회의 연고지안과 선수수급안을 모두 받아들일수 없다는 데 뜻을 모았다. SK는 17일의 구단주총회 이전에 KBO에 이같은 입장을 전달할 계획이다.
SK의 반발 근거는 충분하다. 신생팀 유인책으로 연고지 이전이 논의되고 도시연고제 합의가 이뤄졌는데, 난데없이 현대가 서울로 들어오고 신생팀이 경기권으로 밀려난 배경을 따질수 있다.
쌍방울의 골격이 있다지만 엄연히 창단인데, 지난 90년 쌍방울 당시 보다 턱없이 박한 선수수급안이 나온 경위도 물을수 있다.
한편 KBO는 "당초 서울을 못박을 일이지, 왜 `서울을 포함한 수도권'을 희망해놓고 결과에 반발하냐"며 SK의 반응에 도리어 곤혹스런 표정.
굳게닫혔던 서울의 문을 열고, 도시연고제 도입에까지 뜻을 맞춘 것은 8개팀 양대리그 구도를 깨트리면 프로야구가 함께 망한다는 기존구단의 위기의식이 낳은 결과였다.
아직 가입신청서를 제출하지 않은 SK는 여전히 `창단'이라는 칼자루를 쥐고 있어 KBO 역시 적절한 대응이 필요할 전망이다.
[이승민 기자 cjminnie＠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