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KBO 이사회 도시연고제 합의
기사입력 2000년 02월 11일 23시 18분
현대가 서울에 입성한다.
한국야구위원회(KBO)는 11일 서울 두산타워에서 박용오 KBO총재와 8개구단 사장들로 이뤄진 이사회를 열어 창단을 준비중인 SK에게 수원을 연고지로 권유키로 하고 연고지를 내준 현대의 서울 이전을 인정하기로 결정했다.
이사회의 공식 발표문은 도시연고제를 전제로 신생구단이나 제8구단에게 지역권을 양보하는 구단에게 서울 또는 다른 도시를 개방하는 내용이 전부. 그러나 SK의 창단을 둘러싸고 KBO와 현대, SK가 이미 연고지 개방과 보상금, 창단 가입금 등에 대해 조율이 끝난 것으로 알려졌다.
빅딜의 구체적인 내용은 SK가 수원을 내준 현대에 보상금을 건네고, 현대는 서울을 열어준 LG와 두산에게 별도의 보상금을 준다는 것. 현대는 지난 96년 태평양을 인수하면서 430억원, 인천@수원구장 보수비용 60억원 등 총 투자비 490억원 중 절반인 250억원 정도를 수원 개방 보상금으로 요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KBO는 SK가 지급할 보상금의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대신 창단 가입금을 줄여준다는 복안이다.
SK는 "KBO와 어떤 논의도 하지 않았다. 서울을 열어주지 않을 경우 올시즌 참여는 힘들다"며 사전 입장조율에 대해 부인했다.
그러나 SK가 이미 창단을 공식발표한데다 지역연고지를 재조정할 경우 다른 구단과의 마찰이 불가피하기 때문에 궁극적으로 KBO의 권유를 받아들일 것으로 보인다.
현대는 목동구장을 사용할 계획이지만 조명시설이 없는데다 관중석 등 각종 시설물이 갖춰져 있지 않아 올해 페넌트레이스 대부분은 인천구장에서 치른다는 계획이다.
이사회는 또 SK의 원활한 창단을 돕기 위해 쌍방울을 제외한 7개구단이 보호선수 25명을 제외한 1명씩을 SK에 양도하기로 결정했다.
SK의 창단과 관련된 이사회 결정은 오는 17일 오전 8시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열리는 구단주 총회에서 최종 확정된다.
한편 이날 이사회서 삼성 한행수사장은 보상금이 전제되지 않는 순수한 도시연고제 실시를 요구하며 회의 도중에 퇴장, 나머지 사장들이 투표를 거쳐 안건을 통과시켰다.
[권정식 기자 jskwon＠sportschosun.com 박재호 기자 jhpark＠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