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맛] 가족과 즐길 설 음식
기사입력 2000년 02월 02일 14시 31분
민족 최대의 명절인 구정이 이틀 앞으로 다가왔다.
구정에는 귀향을 하려는 사람들의 대이동과 다양한 민속놀이로 온나라가 자연스레 잔치분위기로 달아오르게 마련.
사람들이 구정을 기다리게 되는 큰 이유중의 하나는 엄청난 먹거기가 있기 때문일 것이다.
설날 즐기는 음식중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뭐니뭐니해도 떡국.
옛날 궁중에서 병탕으로 불리던 떡국은 설날 제사상에나 식사에 필수적인 메뉴인데 그중에서도 개성지방에서 시작된 조랭이 떡국이 가장 특이하다.
조랭이떡국은 가래떡을 일반 떡국보다 가늘고 얇게 비벼서 쇠칼이 아닌 대나무칼을 이용해 누에고치 모양으로 잘라 끓인 것으로 쫄깃하고 부드러운 맛이 일품.
실가는 곳에 바늘이 가듯 떡국을 먹으면서 만두를 빼놓을 수 없다.
만두는 설날 음식중에서도 주로 북한에서 많이 먹는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잘게 간 쇠고기와 부추가 주재료이며 담백한 맛을 즐기기 위해서는 김치의 맛을 다양하게 활용한 김치만두를 먹기도 한다.
설날음식중 떡만두 다음으로 즐기는 음식이 부꾸미.
추석음식인 송편을 연상케 하는 부꾸미는 찹쌀과 차수수, 밀가루, 녹두 등을 불렸다가 갈아서 빈대떡처럼 기름에 지진 뒤 밤소를 넣고 반으로 접어 반달 모양을 한다.
이 부꾸미를 먹으면 일년 동안 병이 없고 행운이 깃든다는 속설이 있어 설날음식으로 빼놓을 수 없는 메뉴로 통한다.
이와 함께 밥반찬은 물론 술안주로도 제격인 불고기 버섯산적과 생선해물전, 메밀쌈 등도 우리 조상들이 한해를 시작하면서 꼭 먹어야 하는 음식으로 여겨져 왔다.
이 가운데 메밀쌈은 무우와 배추, 표고버섯, 쇠고기, 당근, 파, 양파, 마늘, 통깨 등 10가지에 가까운 재료가 들어가 자칫 식상해지기 쉬운 설날 전후의 입맛을 돋우는데도 큰 역할을 한다.
이같은 `메인메뉴' 다음에는 간식으로 먹을 수 있는 약과와 후식으로 수정과를 즐기는 것이 상례.
약과는 고운 체로 걸러낸 밀가루에 참기름을 치고 반죽한 뒤 꿀과 소주를 섞어 다시 반죽해 판에 찍어내 기름에 튀긴 것으로 옛날에는 서울과 개성에서 특히 성행했다.
`정초의 화채'로 통하는 수정과는 계피와 생강을 달인 물에 설탕을 넣어 차게 식힌 뒤 곶감과 배를 띄운 것으로 시원하고 향긋한 특유의 맛으로 누구나 즐기는 한식 음료다.
도움말＝이상화
[맛깔요리학원실장 guerilla＠ppp.kornet21.net]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