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공평아트센터서 9일부터 `서양미술사전' 열려
기사입력 2000년 02월 01일 15시 18분
르네상스 시대 화가들은 고대 그리스, 로마미술을 모범으로 삼았다. 이를 모방하고 인용했다. 그 르네상스 미술이 현대 작가들에겐 또 하나의 전통이 됐다. 이처럼 예술은 전통의 수용과 변형, 도전을 통해 발전한다.
국내 화가들은 서양미술을 어떻게 받아들였을까. 이를 점검해 보는 전시가 마련된다. 9일부터 15일까지 공평아트센터에서 열리는 `서양미술사전'. 서양미술사 속 명작의 이미지를 인용, 재해석한 작품들을 선보인다.
참여작가는 고낙범 김두진 김재웅 김형석 배영환 석영기 한만영씨등 15명. 작가당 2∼3점씩 출품했다.
작가들이 서양미술을 수용하는 방식은 다양하다. 거의 그대로 받아들인 경우도 있지만, 대부분은 이리 비틀고 저리 뒤틀었다. 장르도 전통적인 회화부터 설치미술, 컴퓨터그래픽에 이르기까지 다양하다.
우선 미소로 유명한 `모나리자'를 텍스트로 삼은 작품이 눈길을 끈다. 석영기, 김형석씨의 작품이다.
석씨는 원작을 여러 차례 복사하고, 그 과정에서 심하게 뭉그러진 이미지를 캔버스에 옮겼다. 김씨는 `모나리자' 얼굴에 화살표, 동그라미 등을 그려넣었다. 성형수술이 필요하다는 표시다. 옛날엔 미인형이었지만, 현대엔 `아니올시다'란 뜻. 전통에 대한 도전을 담고 있다. 출품 여부는 확정되지 않았다.
김두진씨 작품도 파격적이다. 미켈란젤로의 시스틴성당 벽화 `낙원에서의 추방'에 나타난 아담과 이브의 성을 바꿨다. 아담을 여자로, 이브를 남자로 표현했다. 성에 대한 정체성에 대한 질문이다.
홍지연씨의 `이십세기 마지막 패션쑈'는 설치미술. 섹스심벌 마릴린 먼로의 얼굴에 근육질 남성의 몸을 접목하고, `달려라 하니'의 하니에게 중세 의상을 입히기도 했다. 머리와 몸의 이미지를 뒤섞은 것이다.
김재웅씨는 보티첼리의 `비너스의 탄생'을 컴퓨터크래픽으로 변형시켰다. (02)532-8940
[임정식기자 dada＠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