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두나] 영화'플란다스의 개'서 기상 천외 추격전 촬영

기사입력 2000년 01월 24일 13시 18분



2월 19일 개봉되는 `플란다스의 개'(봉준호 감독－우노필름 제작)에서 그녀는 아주 재미있다.

뒤로 질끈 묶은 머리, 평범한 모자 티셔츠에 면바지. 사생결단을 하고 뛰는 모습이 무섭다 못해 웃기기까지 하다. 누가 그녀를 `아이들 스타'로 볼까.

배두나의 180도 달라진 모습을 만날 수 있는 `플란다스의 개'. 기발한 상상력으로 무장한 영화답게 유쾌한, 기상천외의 장면들이 쏟아져 나온다.

배두나가 `망가지는' 것을 불사하고 미친 듯이 달린 이유를 한번 들어보자. 엉뚱하기 짝이없다. 바로 개 때문이다.

아니 개 한마리 때문에 우리의 스타가 스타일을 구기다니? 사연인즉 이렇다.

극중 배두나는 정의감에 불타는 아파트 경비원이다. 어느날 백수에 가까운 대학교 시간 강사 이성재가 자신을 괴롭혀온 강아지를 처치하기 위해 옥상으로 데려가는 장면을 목격, 요란한 추격전을 벌이기 시작한다.

이 장면 때문에 배두나는 오전 7시부터 해가 질때까지 뛰고 또 뛰었다. 아파트 복도, 계단, 엘리베이터 등 아파트 주변의 모든 공간을 헤집고 다녔다. 발에 쥐가 나기도 여러번, 나중엔 퉁퉁 부어서 서 있기도 힘들었지만 내색 한번 제대로 못했다.

그리고 이어진 장면, 추격을 하다 지쳐 코피가 터지고 마는 신이다. 빨간색을 살짝 칠한 휴지로 코를 틀어막고 촬영하기를 수차례, 나중엔 진짜 코피가 날 것 같았다.

6일만에 이 장면들의 촬영을 끝낸 우리의 스타, 눈물나는 소감 한마디.

"망가지기도 힘들어!!"

[전상희 기자 frog＠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