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진만] '1등 유격수라 불러다오'
기사입력 1999년 05월 14일 14시 31분
진정 박진만(23)의 시대가 오려는가.
현대 유격수 박진만의 야망이 무르익고 있다.
지난 96년 대학과 프로 갈림길에서 우여곡절끝에 유니콘스 유니폼을 입은 박진만.
당대 최고 유격수 출신인 김재박감독의 총애를 한몸에 받으며 첫해 2할8푼3리의 타율로 성공시대의 막을 올린지 4년째.
지난 2년 동안 타격부진의 기나긴 터널을 헤매던 박진만이 올시즌들어 공수에서 최고 유격수 자리를 예약해 놓고 있다.
박진만이 가장 달라진 점은 타격개안.
13일 현재 33경기를 치러 정확하게 100타수 31안타로 타율 3할1푼.
지난 9일 2할대로 떨어졌던 타율을 13일 한화전에서 4타수 3안타를 몰아치면서 단박에 3할대로 끌어 올렸다.
겨우내 타격훈련에 몰두한 결과 뒷다리에 중심을 받치고 힘있게 방망이를 휘두르고 있다.
타고난 센스로 기습번트 안타가 많다는 것도 박진만의 장점.
수비는 이미 정평이 나 있는 상태. 날렵한 푸트워크로 가볍게 공을 뿌리는 동작은 예전 김재박감독을 빼다 박은 듯 닮았다.
상황이 이쯤되자 박진만의 숨겨논 야심이 꿈틀거리기 시작한다. 8개 구단 유격수 가운데 3할대 이상을 치고 있는 선수는 박진만이 유일하다.
실책도 4개로 최소.
당초 넘지못할 벽으로 여겨졌던 LG 유격수 유지현이 부상으로 6월초에나 출전할 수 있는 것도 박진만에겐 하늘이 준 기회.
유지현은 전 경기에 나가더라도 규정타석 채우기가 버거운 형편이다.
"제가 골든글러브의 주인공이 된다면 더할 수 없는 영광입니다."
자신의 욕심을 조금의 가감도 없이 솔직하게 표현하는 박진만. 그러나 그의 속내를 비웃을 사람은 아무도 없다.
[인천＝김대호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