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그리고성] 여성과 히스테리
기사입력 1999년 05월 13일 15시 41분
`빅토리아 시대의 억압적인 성문화는 여성의 히스테리를 유발했다.'
지나간 한시절, 일군의 정신분석학자들은 이렇게 주장하면서 동료들의 동의를 구했다.
그러나 그들 가운데 일부는엉뚱한 비약을 거듭하여 후세 학자들의 비웃음을 샀다.
그들은 `여성의 히스테리를 치료하려면 클리토리스를 제거해야 한다'고 주장한 것이다.
잘 알려진대로 클리토리스는 여성의 성적 쾌감을 유발하는 신체 기관이다. 그래서 혹자는 `작은 남근'으로 호칭하기도 하는 것이다.
비약은 상상을 불러일으키는 법.
상상력이 풍부한 일부 정신분석학자들은 이렇게 생각했다.
`클리토리스는 여자에게는 필요없는 신체기관이야. 왜냐. 그것은 여자들을 음탕하게 만들고 성적 타락을 불러오는 원흉이기 때문이지. 무엇보다도 그것은 여성들의 히스테리를 일으킨다구.'
이들의 의견을 받아들인 일부 의사들은 실제 여성들의 클리토리스를 제거하고 질과 자궁을 절제했다.
의사들은 그렇게 절제수술을 하면서 여성들의 히스테리를 치료한다고 여겼던 것이다.
지나간 역사 속의 이런 여성할례를 두고 혀를 끌끌 차기는 아직 힘들 것 같다.
요즘도 이집트나 이슬람국가에서는7~10세 사이의 어린 여자애들에게 할례시술을 계속하고 있으니까.
하여간 히스테리가 여성한테만 있다는 생각은 아주 오래 된 것이다. 히스테리의 어원인 그리스어 히스테리아가 애초 여성의 자궁을 뜻하는 말이었으니까.
요즘 나토군의 무차별적 유고 공습을 두고 집단 히스테리라는 비판이 적지 않다.
19개국 연합군인 나토군이 인구 1000만에 불과한 유고를 화염으로 파괴하는 행위는 히스테리라고 밖에 볼 수 없다는 것이다.
이 히스테리의 가장 큰 피해자는 어린이들과 더불어, 오늘도 여성이다.[계속]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