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축구]현대 홈페이지는 '속빈 강정'
기사입력 1999년 05월 09일 13시 36분
◇울산 현대가 인터넷 홈페이지를 주먹구구식으로 관리해 팬들의 불만이 대단합니다.
현대는 최근 구단이 제작한 팬북에까지 '현대호랑이구단 홈페이지'(http://www.hhi.co.kr/horangi) 접속방법을 소개해 놓고도 관리를 제대로 하지 않은 것이지요.
팬들이 막상 홈페이지에 접속해 보니 '가장 중요한 정보'인 경기일정과 경기결과를 얻을 수 없었습니다.
98년과 99년의 경기기록 게시판은 아예 존재하지 않았고 그나마 있는 96년과 97년의 경기기록과 과거통산기록 게시판도 클릭을 해보니 접속이 안됐습니다.
또 팬들이 글을 올릴 수 있는 '호랑이축구단에게'라는 제목의 게시판도 마찬가지였습니다.
구단관계자에 따르면 이 홈페이지는 지난 96년 현대자동차에서 축구단을 운영할 당시에 개설한 것인데 지난해 현대중공업에서 구단을 인수한 뒤로는 제대로 관리를 하지 않은 모양입니다.
구단관계자는 홈페이지를 개편할 예정이라 최근 자료를 올리지 못했다고 궁색한 변명을 하고 있습니다.
팬 이제훈씨(29.서울 반포동)는 "팬북에 주소가 나와 있어 접속해 보니 등록된 정보가 엉망"이라면서 "그럴 바에는 팬북에 홈페이지 홍보문을 왜 게재했냐"고 일침을 가했습니다.
과연 이러고도 한국의 일류기업이 운영하는 프로축구단이라 할 수 있을지 의문입니다.
더구나 현대는 축구에 열정적인 정몽준 대한축구협회장이 실질적인 오너인 것을 감안하면 정회장도 '수신제가(修身齊家)'하지 못하고 있는 셈이지요.
◇"포항전서 틀림없이 이길테니 두고보세요."
삼성구단 직원들은 8일 포항전을 앞두고 승리를 장담했습니다.
지난 96년 창단이후 구단 프런트나 선수 생일날 벌어진 경기서 져본 적이 없고 이날은 바로 바로 골키퍼 이운재의 26번째 생일날이기 때문이라는 것이었죠.
지난해의 경우 4번이나 이같은 승리를 챙겼다고 홍보담당 이호승과장은 설명했습니다.
'생일날＝승리'의 전통인 셈인데, 구단 프런트의 예상은 적중해 삼성은 이날 포항을 3대1로 물리치고 4강 플레이오프 티켓을 거머쥐었습니다.
올시즌 첫 '생일날 승리'였습니다.
삼성 프런트는 경기후 남은 경기일정을 살펴보며 혹시 프런트나 선수의 생일날과 겹치지 않는지 점검하기도 했습니다.
이운재는 '생일날＝승리'의 전통을 깨지 않기 위해 포항전서 다른 경기때보다 2배 이상 긴장한 채 플레이했다는군요.
◇요즘 부산 대우는 구덕운동장에서 홈 경기를 가질 때마다 대형 멀티비전을 통해 영화를 상영하고 있는데 팬들로부터 큰 호응을 얻고 있습니다.
축구도 보고 영화도 볼 수 있는 1석2조의 효과 때문인 지 요즘 구덕운동장에는 매번 만원사례를 기록하고 있지요.
그런데 구단 직원들이 일부 짓궂은 팬들 때문에 곤란을 겪을 때가 있다고 합니다.
구덕운동장에도 'O양' 바람이 불어 "영화 대신 O양의 비디오를 틀어달라"는 요청이 끊이질 않고 있다는 겁니다.
◇대전 시티즌의 김은중(20)이 오른팔 통증에 시달리고 있다고 합니다.
어린이날 대전시에서 마련한 사인회에 참석했다가 밀려드는 팬들 때문에 쉴새없이 사인을 하느라 근육통이 다 생겼다는군요.
동양백화점 앞에서 열린 이 행사에는 현대 다이냇, 한화 이글스 등 프로농구와 프로야구단의 스타 플레이어들도 참석했는데 김은중의 줄이 가장 길었다고 합니다.
이날 1시간만에 1000회 이상 사인을 한 김은중은 "축구하는 것 보다 더 힘들다"며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는 후문입니다.
◇대전구단 코칭스태프와 선수들이 요즘 향수병에 걸릴 지경이라는군요.
5월5일 포항과의 원정경기를 위해 4일 대전을 떠난 선수단은 어린이날을 포항에서 보낸 뒤 8일 부산 대우와의 원정경기를 위해 곧바로 부산으로 이동을 한 것이지요.
사실 5박6일 정도의 원정은 예사지만 하필 어린이날과 어버이날 모두 경기를 벌이는 통에 가족들의 원망이 대단하다고들 합니다.
지난 설날 역시 동계훈련차 중국에서 지낸 터라 그럴만도 했지요.
구단의 이윤우 대리는 "돌아오는 추석도 장담할 수 없으니 큰 일"이라며 "이왕 가족들에게 눈총받을 바에는 경기라도 이겼으면 좋겠다"고 하더군요.
◇올림픽팀의 GK 김용대(20.연세대)는 소문대로 효자였습니다.
김용대는 지난 7일 밀양의 부모님께 전화를 걸어 8일 울산 강동구장에서 벌어지는 현대와의 연습경기를 관전하러 울산으로 오시라고 한 것이지요.
그런데 부모님을 모신 진짜 이유는 어버이날인 이날 카네이션과 선물을 전달하기 위해서였습니다.
김용대는 경기를 마친 뒤 숙소인 다이아몬드호텔에서 부모님께 카네이션을 달아 드리면서 정성스런 선물도 준비했습니다.
어머니 손영순씨(49)는 "용대는 누나만 4명을 둔 막내아들인데 유별나게 잘한다"면서 눈시울을 붉히시더군요.
이를 지켜본 올림픽팀의 허정무감독은 선수들에게 "용대좀 닮아라"라며 뼈있는 한마디를 하더군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