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세리] 드라이브샷 'V감잡았다' 여유만만
기사입력 1999년 05월 07일 14시 06분
박세리（22）의 드라이브샷이 방향과 거리 `두마리의 토끼'를 모두 잡았다.
6일 도쿄 요미우리CC에서 개막된 군제컵 월드 레이디스 골프대회서 박세리는 파워풀하면서도 정확한 드라이브샷을 선보여 올시즌 첫승의 기대를 한껏 부풀리게 했다.
박세리는 첫라운드 18개홀 중 드라이버를 사용한 14개홀에서 마지막홀을 빼놓고 모두 페어웨이에 티샷을 안착시켜 93％의 놀라운 적중률을 선보였다.
마지막홀도 페어웨이에서 1m 가량 오른쪽으로 빗겨난 러프에 떨어진 것이어서 사실상 이날의 적중률은 100％.
정확도 뿐만 아니라 비거리에서도 박세리는 같이 라운드한 일본의 장타자 하토리 미치코와 이노우에 요코보다 20야드, 심지어 어떤 홀에서는 40야드 이상 날려 이들의 기를 죽이기에 충분했다.
박세리는 "아직 코스를 잘 몰라 마음껏 때리지 못했다"고 했지만 내리막인 13번홀（파4．412야드）서는 300야드 넘게 티샷을 보내 세컨샷을 샌드웨지로 해결했고 16번홀（파4．381야드）서도 280야드의 비거리를 과시했다.
박세리의 드라이브샷이 이처럼 좋아진 것은 5월 들면서 신체리듬이 상승곡선을 그리고 있는데다 얼마전 바꾼 드라이버가 스윙템포와 잘 맞아 떨어지고 있기 때문.
박세리는 지난달 샌디에이고에 있는 캘러웨이 본사를 찾아가 컴퓨터로 스윙과 체형을 분석한 뒤 가장 적합한 티타늄 소재의 호크 아이 드라이버를 새로 맞췄다.
로프트 각도는 이전까지 7.5도짜리를 사용해왔으나 9도짜리로, 샤프트도 강한 `S（Stiff）'에서 `S'와 `R（Regular）'의 중간 것인 `F（Firm）'으로 교체했다.
그러다 보니 볼의 탄도가 높아져 날아가는 부분（캐리）이 평소보다 20야드 가까이 늘어났고 굴러가는 부분（런）은 짧아져 거리도 늘고 정확도도 높아졌다고 스스로 분석했다.
[이모저모]
◇이번 대회를 중계하는 니혼TV 등 일본의 매스컴들은 첫라운드서 단독선두에 나선 요네야마 미도리보다 박세리의 플레이를 더 비중있게 다루기도.
방송사들은 6일 저녁 뉴스는 물론, 7일 오전 뉴스시간까지 박세리의 경기소식과 근황 등을 보도했고 특히 도쿄방송은 박세리의 1라운드 장면을 모두 찍어 명장면만 따로 방송했다.
일본 신문들도 `일본 그린에 박세리 경계령 발령'이라는 제목으로 스포츠면을 장식했다.
◇박세리는 6일 첫라운드를 마치고 주최측이 외국 초청선수들을 위해 마련한 만찬에 참석.
골프장 인근의 양식집에서 열린 만찬에는 박세리와 지난해 챔피언 리셀로테 노이만, 비키 괴츠 등 3명이 참석했는데 이들 모두 시차 때문에 졸린 눈을 간신히 뜨고 있자 만찬은 일찌감치 파장.
[이나기（일본）＝이사부 특파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