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로비안나이트] 스크린 태풍 쉬리 아류작
기사입력 1999년 05월 03일 14시 59분
에로_는 똑똑한 제규녀석이 `은행나무'로 `침대'를 멋들어지게 만들 때부터 분명히 더 큰 사고를 칠 줄 알았다. 에로_의 예감은 적중했다.
지금 제규의 `쉬리'를 잠 재울 그 어떤 영화도 없다.
그나저나 에로_는 어떻게 된 사람이 대감독한테 하는 말투가 `녀석'에 하다못해 `씨'도 안 붙이냐고 할 지 모르지만, 에헴∼! 감독 `강제규'는 에로_의 한참 후배 동문이다. (＊둘은 같은 대학, 같은 과에서 공부했음. 어흠!)
그 쉬리가 이번에는 일본에 엄청난 돈을 받고 수출된다지.
그런데 에로_는 쉬리의 지나친 인기가 걱정이 되기도 한다. 왜?
이러다가는 모든 영화들이 남북분단 이념문제만을 주제로 삼고, 거기다 총을 팡팡∼ 쏴대는 것으로 만들지 않을까?
또, 전국의 강재규, 강지규, 강제구, 공제규, 감제규… 씨들이 지금 하는 일을 내팽개치고 모두 영화감독이 된다고 난리부르스를 피우지 않을까? 그런 염려가 든다는 것이다.
그런가하면 제목만 `쉬리'의 명성을 빌린 아류작들도 어지럽게 춤 출 것이고.
우선 에로_가 당장 `쉬리'의 사돈네 8촌을 만들어 봐도 대번 몇편이 그려진다.
★ `뿌리'_ 역시 남북전쟁 상황. 중화기로 무장한 북쪽의 특수부대원 10명을 남쪽 이등병 김돌쇠가 칡을 캐다가 발견한다.
그들 사이엔 총격전이 벌어진다. 실탄이 먼저 바닥난 국군 김돌쇠 이병, 그는 칡뿌리를 마구 휘두르며 적진을 돌파해 북의 특수대원 10명 모두를 때려 눕힌다.
돌쇠가 칡을 들고 `뿌리∼!'를 외치며 절규하는 라스트 씬이 캬아∼ 쥑인다.
★ `뀌리'_ 끝난 후에 반드시 방귀를 뀌어야 하는 맹장수술. 그런데 맹장수술을 받은 아름다운 아가씨 이맹순은 사흘이 지나도 방귀가 아직 없다.
맹순은 젊은 나이에 혹시 죽을지도 모른다는 극도의 불안감에 안절부절 하지 못한다.
그러나 삶에 대한 강한 집착과 함께 언젠가는 나도 `뀌리'가스를 분출하고 새로운 인생을 꾸리게 된다는 휴머니즘 영화.
_가만, 재밌는데! `쉬리'의 사돈네 8촌 몇편 더 찍어 보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