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호성] 톱타자 꿰차고 공격선봉 '밀림의 왕자'
기사입력 1999년 05월 03일 14시 27분
모두들 "한물갔다"고 했다.
이젠 경기에 나서기 조차 쉽지 않을 것이라는 말까지 나왔다. 하지만 여전히 호랑이 타선의 중심타자로 당당하게 뛰고 있다.
해태 `타잔' 이호성（32）.
그의 오기를 북돋운 것은 치열한 자리다툼이었다.
첫번째 시련은 전지훈련에서 왔다.
외야수들의 대거 영입으로 어쩔 수 없이 내야로 떠밀려 들어왔다.
3루수 훈련. 프로 10년만에 처음 잡아보는 내야글러브로 펑고를 받으며 구슬땀을 흘렸다.
하지만 국내 시범경기에서 `불합격 판정'이 났다. 다시 외야로 컴백.
이번엔 비집고 들어갈 틈이 없었다. 두번째 시련.
좌익수엔 팀내 최고의 교타자 장성호, 중견수엔 외국인 선수 브릭스가 버티고 있었다.
마지막 남은 우익수 자리엔 양준혁 김창희에다 신인 장일현까지 번갈아 들어갔다.
당연히 벤치를 지키는 날이 잦았다. 칼을 갈면서 기다릴 수 밖에.
기회는 일찍 왔다. 지난달 11일 대구 삼성전.
장일현 김창희에 이어 5회부터 우익수로 기용된 이호성은 3타수 2안타 1득점의 활약으로 팀의 6대4 승리를 이끌었다.
한번 잡은 찬스를 놓치기 싫다는듯 이호성은 이후 매경기 안타를 쏟아냈다.
최근 15경기에서 안타를 치지 못한 것은 단 한게임.
지난 2일 광주 삼성전에선 시즌 1호 홈런을 만루포로 장식하기도 했다.
타율도 껑충 뛰어올라 2일 현재 3할3푼3리（63타수 21안타）.
규정타석（74）에 3타석 모자라 랭킹에는 끼지 못하고 있지만 타격 11위에 해당하는 뛰어난 성적.
이호성은 요즘 톱타자 겸 우익수로 출전중이다.
[김상수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