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 한글화된 대작 게임들이 몰려오고 있다
기사입력 1999년 04월 28일 14시 55분
'한글화'된 대작 게임들이 몰려오고 있다.
게임은 제작 여건상 외국산이 월등히 많은 실정.
따라서 국산 게임이 아닌 이상 영어로 진행 되는 경우가 많다.
간단한 아케이드 게임에선 큰 문제가 되지 않지만 어드밴처나 롤플레잉 등의 게임은 '대사'를 이해하지 못하면 재미가 반감될 뿐만 아니라 아예 진행을 할 수 없을 정도다.
특히 최근 출시되는 게임들의 '수준'은 영문학을 전공한 게이머라도 쉽지 않을 정도.
때문에 올 상반기에도 '발더스 게이트(사진)' '심시티' 시리즈 등 대작들이 출시될때마다 한글화 문제가 불거져 나오곤 했다.
현재 인터넷 월드 차트에서 10주째 상위권에 머물며 돌풍을 일으키는 '발더스 게이트'는 국내 판매 차트에선 명함조차 못내밀고 있다.
어드밴처 게임으로 대사를 통해 게임이 진행되는데, '문장'으로 쏟아지는 까다로운 영어가 게임을 어렵게 만들기 때문이다.
아무리 '재미있는 게임'이라도 국내서는 인기를 얻지 못하는 기현상이 벌어지고 있는 것.
'파이널 판타지' '울티마' '풀아웃' 등의 대작 역시 사정은 마찬가지.
따라서 최근 국내 유통 업체들이 이들 게임을 자체적으로 한글화해 출시하는 예가 부쩍 늘고 있다.
당초 영문판만 출시하려던 발더스 게이트는 판매가 부진하자, 수입사가 한글화 작업을 완료하고 지난주부터 '한글판' 판매에 들어갔다.
또 올초 이미 영문판이 출시된 '심시티 3000'도 이달 들어 한글판이 출시됐다.
이밖에 '히어로즈 마이트 앤 매직 3'와 '레일로드 타이쿤' 등의 해외 히트작들이 줄줄이 한글화 작업을 거쳐 5∼6월 중에 선보일 예정이다.
한글화 비용과 출시 지연에 따른 판매 영향 때문에 한글화를 꺼려 하던 업계의 분위기가 바뀌고 있는 것.
이와는 사정이 다른 일본 게임은 심의 규정의 '덕'을 톡톡히 보고 있다.
일본 게임은 심의 규정부터 한글화를 전제로 해 어쩔 수 없이 무조건 '한글판'이 출시된다.
때문인지 일본 고에이사의 '삼국지' 시리즈 등은 나올 때마다 번번이 성공을 거두고 있다.
그만큼 한글화된 게임은 게이머들에게 더 가깝게 다가서고 있다는 분석.
게임 전문가 최준원씨(30)는 "업계의 적극적인 한글화 노력이 필요한 때"라며 "앞으로 한글화는 게이머가 게임을 선택하는 중요한 요소로 자리잡게 될것"이라고 말했다.
[임태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