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그리고성]옛날 미인들 사향으로 남자 유혹
기사입력 1999년 04월 27일 15시 03분
문:황진이 양귀비 클레오파트라 조세핀의 공통점은? 답:미인들. 물론 정답.
더 재밌는 공통점은? 사향으로 남자들을 유혹한 여자들.
황진이는 사향 애호가였던 것으로 전해진다. 사실 황진이가 사향을 썼다는 기록은 남아있지 않다. 그러나 "황진이가 죽은 지 몇년이 지나서도 방에서 야릇한 누린내가 났다"는 기록은 남아있다.
이 누린내가 바로 희석하지 않은 사향이라는 주장이다.
황진이는 그렇게 대단한 미인은 아니었다. 그러나 주변에 남자들이 들끓었던 이유는 사향도 한몫 했다고 전해진다.
현종황제를 망친 양귀비도 대단한 사향 애호가였다.
서양에서는 사향을 무스크라고 한다.
무스크가 전래된 것은 6세기 이후 무슬림을 통해서다. 무스크란 말은 라틴어인 모스크스에서 유래한다.
서양에서 가장 유명한 무스크 애용자인 조세핀은 죽은지 70년이 흘러서도 그녀의 방에서 무스크향이 진동했다고 전해진다. 클레오파트라 역시 남자들을 유혹할 때는 반드시 사향을 사용했다.
사향은 숫노루의 남근에서 얻는다. 수컷은 암컷을 유혹할 때 사향을 풍긴다.
발정기를 맞은 수컷은 초강력 사향냄새를 풍겨 먼 곳에서 혼자 놀고 있는 암컷까지 유혹한다.
재밌는 사실 하나. 발정기를 맞은 수컷은 파트너를 만나지 못하면 바위같은 곳에 흘려버리는 수가 있다. 인간 남성이 `넘치면' 몽정을 하는 이치와 같다.
이때 수컷은 유정과 동시에 사향주머니에서 다량의 작은 알맹이를 배설한다. 중국인들은 이 알맹이들을 유사라 부르며, 최고의 강장제로 쳤다.
얘기 하나 더.
옛날 중국의 귀하신 여자들은 변소를 우물식으로 깊게 파 거기다 볼일을 봤다. 얼마나 깊이 팠는지 평생 사용해도 됐을 정도였다.
깊어도 풍덩 소리는 나게 마련이다. 소리를 죽이기 위해 여인들은 우물 바닥에 새의 깃털을 깔았다.
그러나 냄새 때문에 고민이었다.
그래서 여인들은 늘 사향을 조금씩 사용했다고 한다.
중국인들은 사향과 배설물의 냄새가 섞인 냄새를 `정념을 불러일으키는 향'으로 생각했다. 사내들은 그런 향을 풍기는 여인을 정력여왕으로 여겼다.
요즘 서울 김포공항을 통해 수입되는 사치품 가운데는 고가의 향수도 적지 않다.
김포세관이 최근 금년 1분기 통관동향을 분석한 결과 향수 및 화장품류는 전년도 대비 1.5배나 늘었다고 한다.
경제가 어려워도 양귀비가 되고싶어하는 여인들은 여전히 많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