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라톤] 마라토너 '호나우도' 브라질 새영웅
기사입력 1999년 04월 13일 14시 12분
`차는 호나우도 보다는 뛰는 호나우도가 낫다.'
요즘 브라질 국민들은 `뛰는 호나우도' 때문에 난리다.
원래 브라질 국민들의 희망은 축구선수 호나우도(22)였다.
그러나 최근 그가 계속되는 슬럼프로 이렇다할 기량을 보여주지 못하자 국민들의 관심이 마라토너 호나우도에게로 쏠려버린 것이다.
마라토너 호나우도 다 코스타(29)는 지난해 9월 20일 열린 98베를린국제마라톤대회서 2시간6분5초로 세계기록을 세운 장본인.
사실 브라질에서 마라톤 인기는 축구에 비해 턱없이 낮다.
그럼에도 `삼바 축구'의 열성팬들이 마라톤으로 시선을 돌린건 축구선수 호나우도의 부진이 짜증스러울 정도로 오래가고 있기 때문.
축구의 호나우도는 지난해 프랑스월드컵서 기대이하의 플레이로 브라질 국민들에게 실망을 준 후 무릎부상에 시달리며 올시즌 10게임에 출전해 6골만을 터뜨리는 부진을 보이다 최근에는 3개월째 벤치신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그러나 마라토너 호나우도는 기록갱신 외에도 또다른 `인간미'를 보여주고 있어 승부에만 집착해오던 브라질 국민들에게 신선한 충격을 주고 있다.
리우데자네이루 북쪽 200㎞에 위치한 데스코베르토의 빈민가 출신으로 12남매 속에서 어렵게 자란 그는 나라살림이 어려워진 요즘 세계기록을 세우며 받았던 20만달러의 상금으로 여러 자선단체에 기부금을 쾌척, 이웃사랑에 앞장서고 있다.
이바람에 브라질 국민들은 `호나우도'때문에 웃다가도 울고 울다가도 웃으면서 살아가고 있다.
뛰는 호나우도는 오는 18일 99런던국제마라톤대회서 한국의 이봉주, 96애틀랜타올림픽 우승자 조시아 투과니(남아공) 등과 다시 한판 승부를 펼친다.
[김의진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