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주] '내가 살아야 팀이 산다' 지각홈런
기사입력 1999년 04월 08일 14시 17분
두산 `슈퍼곰' 김동주（23）가 지난 7일 잠실 현대와의 홈 개막전서 1회 좌월 2점홈런을 뿜어내 시즌 1호 아치를 기록했다.
그러나 표정은 담담.
맑은 얼굴에 가득 퍼지는 함박웃음은 4대3, 두산의 한점차 승리로 경기가 끝난뒤에야 비로소 볼수 있었다.
"이기는 경기에 홈런을 쳐서 너무 행복합니다. 제 홈런보다 3연패한 팀의 첫승이 훨씬 중요하잖아요."
지난주말 부산 롯데와의 개막 첫 3연전서 김동주의 타율은 9푼1리였다.
4번타자가 이토록 솜방망이라면 팀의 3연패는 당연한 결과.
시범경기서 6할대 타율을 휘두르며 홈런 타점 장타율 최다안타의 4개부문 선두에 올라 잔뜩 힘자랑을 했던 김동주였기에 더욱 민망한 출발이었다.
이유는 있었다.
개막 직전 감기에 걸린 김동주는 부산 원정길 내내 기침과 몸살, 미열에 시달렸다.
슬그머니 배트 스피드가 처졌고 특히 집중력이 떨어져 수비에 애를 먹었다.
머릿타순이 그럭저럭 쳐내도 우즈와 자신이 부진하자 팀 전체가 맥없이 무너지는 모습을 보는 것은 더욱 가슴아픈 일.
3연패에서 "중심타선의 역할이 얼마나 중요한지 절실히 깨달았다"는 김동주는 책임감과 각오로 새롭게 몸을 추스렸다.
아직 코를 훌쩍거리고 목도 잠긴 상태지만 몸살이 떨어져 뛸만해졌다.
중심이 살아난 반달곰 타선, 이제 다시 힘차게 뛴다.
[이승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