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름] 이기수 다시 샅바맨다
기사입력 1999년 04월 08일 14시 17분
`기술씨름의 달인' 이기수가 다시 샅바를 잡는다.
지난해말 공식 은퇴식을 가졌던 이기수（33）가 오는 16일 경남 합천에서 열리는 지역장사대회 백두장사 결정전에 출전한다.
통산 한라장사 타이틀을 6차례나 거머쥔 이기수는 "지난 2월 LG증권 씨름단의 트레이너 겸 선수로 재입단하면서 다시 모래판에 나서기로 했다"고 밝혔다.
고질적인 무릎 부상과 체력저하로 한때 은퇴를 결심했던 이기수가 `완만한' 한라봉 대신 `가파른' 백두봉 등반을 하게 된 것은 씨름단 내에 백두급 선수가 부족하기 때문이다.
LG씨름단의 백두급은 김영현, 김경수, 박광덕, 백운규, 이규연 등 5명 밖에 안돼 단체전을 위해서는 이기수의 기용이 불가피하다는 것이다.
첫 상대는 현대의 `농아장사' 윤석찬으로 잡혀 있다.
이기수의 몸무게는 93㎏으로 윤석찬의 124㎏에 비하면 고목나무에 매미지만 결코 쉽게 무너지지는 않을 것이라는 게 주위의 평가.
한라급 특유의 날렵함에 백두급이 부럽지 않은 긴 팔과 강한 허리를 갖고 있는데다 오랜 경륜에서 나오는 노련함까지 갖추고 있기 때문이다.
이기수는 실제로 천하장사 출신인 `두꺼비' 김정필을 비롯, 백두급 선수들을 과거 수차례 모래판에 무릎 꿇린 바 있다.
팀 후배들은 이기수가 지난 두달여간 트레이너라는 명목으로 백두급 선수들과 수시로 연습경기를 가져 와 이번에 의외의 선전을 할 가능성이 있다고 조심스럽게 전망하기도 했다.
[정경희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