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내장외] 롯데 김감독 '양복-유니폼 징크스'
기사입력 1999년 04월 08일 01시 42분
롯데 김명성감독(53)은 지난 6일 광주 해태 3연전의 원정을 떠나기전 짐가방을 싸며 두가지 품목을 `신주단지' 모시듯 갈무리해 넣었다.
배번 99번이 찍힌 감독 유니폼과 감색양복.
경기때면 언제나 입는 게 유니폼이고 운동장을 떠나면 갈아입는 게 사복이지만, 특히 올시즌 초반 김감독에게는 아주 각별한 사물들이다.
부산 홈개막전서 두산을 누르고 거칠 것 없는 3연승을 거둘 때 내내 입었던 옷들.
기독교신자인 김감독이지만, 피말리는 사령탑의 자리에 있다보니 생애 처음으로 `징크스'를 만들지 않으면 안됐던 것.
올시즌 초반 돌풍을 일으켜 그간 멀어졌던 팬들의 관심을 되돌리기 위해서라면 뭐든 해야 했고, 고심끝에 생각해 낸 게 `의복 징크스'였다.
3∼4벌씩 여벌의 유니폼이 지급되고 `김교수'란 별명처럼 야구장밖에서 정장을 즐기는 취향에 옷장의 양복이 5∼6벌은 되지만 김감독은 개막전날 입었던 `그 유니폼'을 앞으로 한동안 계속 입기로 했다.
지난 3,4일 두산전서 각각 7점차의 압도적인 점수차로 이겨 구도(球都) 부산은 일대 열광의 도가니.
지난 5일도 예의 감색 양복차림으로 부산 사직구장 감독실에 도착한 김감독은 최용락 매니저를 불러 "어제 세탁맡긴 그 유니폼을 가져달라"고 부탁했다.
아니나다를까. 2차례의 피말리는 동점승부끝에 3대2로 승리하자 김감독은 아예 `징크스 애호가'로 나서기를 자청했다.
결국 7일 광주 해태전에서도 5대4로 승리해 4연승.
"경기가 술술 잘 풀리는데 굳이 징크스를 마다할 이유가 어디있겠냐"는 김감독.
유니폼과 양복 징크스가 끝난 다음에는 어떤 징크스가 등장할까.
[ 이백일 기자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