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내장외] 한용덕 벌금 물고도 싱글벙글
기사입력 1999년 04월 06일 13시 52분
한화투수 한용덕이 벌금을 물고도 싱글벙글이다.
한용덕은 지난 5일 아침 원정숙소인 대구 수성호텔 식당에서 이희수감독과 얼굴을 마주쳤다.
평소같으면 고개를 들지못하고 밥만 먹었을텐데 이날은 달랐다.
전날 승리를 올렸기 때문에 은근히 칭찬을 기대했던 터.
그러나 이감독의 첫 마디는 "벌금 10만원을 내라"였다.
지난 4일 경기에서 4회 보크를 했으니 벌금을 내라는 것이었다.
"승리도 했으니 한번 봐주세요."
"안돼, 약속은 약속이야."
한용덕의 애교와 이감독의 애정어린 농담이 몇차례 오갔지만 팽팽한 줄다리기는 이감독의 추가설명 한마디로 결판났다.
"5회 삼성 김기태 타석때 보크는 봐주는거야."
한용덕은 당시 보크가 선언되는 동시에 던진 공이 홈런으로 이어지는 바람에 보크가 무산됐었다.
이희수감독은 올해부터 보크 한번에 기본 10만원, 이후부터는 두배씩 벌금을 내기로 투수들과 약속을 했었다.
꼼짝없이 벌금을 내게 된 한용덕이었지만 "승리도 못하고 벌금을 내면 억울했을 것"이라며 싫지 않는 표정을 지었다.
[대구＝권정식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