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지리아통신] 정몽준회장 개막전 감독관 참석
기사입력 1999년 04월 04일 15시 06분
◇정몽준 FIFA（국제축구연맹） 부회장 겸 대한축구협회장이 3일（이하 현지시간） 라고스에서 개막된 99나이지리아 세계청소년（20세 이하） 축구선수권대회 나이지리아@코스타리카 간의 개막경기에 감독관으로 나서 눈길.
이 경기를 통해 감독관 데뷔를 한 정회장은 4일 같은 장소에서 벌어지는 독일@파라과이전에도 재차 감독관의 임무를 수행할 예정이다.
한편 정회장은 5일 오전 11시 비행기로 한국의 경기가 펼쳐지는 나이지리아 동남부지역 에누구로 이동할 계획이다.
◇에누구에서 마무리 훈련에 한창인 선수단이 난데없는 `물난리'를 겪고 있다.
숙소인 에누구의 니케레이크리조트호텔 수도꼭지에서 `건더기'가 섞인 붉은 황톳물이 나오는 통에 양치질은 고사하고 샤워도 못하고 있는 것.
거센 항의에도 불구하고 호텔 관계자들은 입을 다문 채 고개만 갸웃거릴 뿐.
선수들은 하는 수 없이 수도꼭지에 양말을 씌워 건더기를 걸러내가며 간신히 손발을 씻고 있는 형편이다.
양말이 정수기의 필터가 된 셈.
협회의 조중연 전무는 "며칠 동안 머리도 못 감았다"며 "세상에…"를 연발했다.
◇99세계청소년 축구선수권대회를 앞두고 나이지리아 전역에 각종 물가가 폭등하고 있다.
경기가 열리는 주요도시의 호텔 숙박비는 최고 5∼6배가 뛰었고, 국내선 항공료도 1천∼2천나이라（1달러＝90나이라）씩 치솟았다.
한국기자단이 묵고 있는 에누구의 조디악호텔의 경우 32달러짜리 트윈룸이 115달러.
이번 대회를 통해 아예 외국인 손님들의 주머니를 홀랑 털어버리기로 작정을 한 듯 매사 트집을 잡고, 억지를 부려 돈을 요구하고 있는 것.
심지어 경찰들까지 외국인들에 손을 벌리고 있는 입장이라 어디 하소연할 데도 없는 형편이다.
◇청소년팀의 오른쪽 사이드백 송종국（20．연세대3）이 3일부터 훈련을 재개했다.
지난 31일 이바단에서 벌어진 아일랜드와의 평가전（3대3）서 오른무릎 부상의 악화로 교체된 뒤 훈련을 중단한 채 치료에 전념해 온 덕분에 상태가 호전된 것.
조영증 감독은 "평소 오른 무릎이 좋지 않았는데 재발한 것 같다"면서 "경기를 치르는 데는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배탈로 훈련을 중단했던 예비엔트리 윤경열（19．한양대1）이 2일 귀국했다.
나이지리아 라고스에서 훈련중 장염으로 병원에서 치료를 받았던 윤경열이 상태가 호전되지 않음에 따라 대회를 포기한 것.
윤경열은 18명의 엔트리에는 포함되지 않았지만 부상선수가 발생했을 경우 대신 투입될 수 있는 예비엔트리로서 선수단과 동행했었다.
한편 윤경열은 말라리아에 감염되지는 않은 것으로 밝혀졌다고.
◇3일 라고스에서 펼쳐진 99세계청소년 축구선수권대회 개막식 매스게임은 남자 4명, 여자 2명으로 구성된 북한의 전문가들이 지도한 것으로 알려졌다.
나이지리아 신문들은 얼마전 대회 준비를 위해 그들이 입국할 때 `남한의 매스게임 전문가들이 왔다'고 보도했으나 한국측 대사관의 확인 결과, 북쪽 사람으로 밝혀진 것.
이에 대해 교민들은 "나이지리아가 한국과의 관계가 조금이라도 나빠지는 것을 꺼려 일부러 북한사람 초청 사실을 숨긴 것 같다"고 분석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