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수령 500년 당산목 보험금 2천만원
기사입력 1999년 04월 02일 16시 44분
교통사고로 훼손된 마을 당산목에 2천만원의 보험금이 지급돼 화제다.
경북 청도군 매전면 동산2리 마을입구에 버티고 선 높이 13ｍ, 직경 5.2ｍ의 수령만도 5백여년된 느티나무에 보험금이 나왔다.
마을 주민들은 매년 정월 대보름 이 나무 아래에서 마을의 안녕을 기원하며 제사를 지내고 나무의 잎 상태를 보고 그해 농사의 풍흉을 가늠해 왔다.
사고는 지난 97년 5월 28일 오전 7시쯤 발생했다.
부근을 지나던 건설중장비(콘크리트 펌프카)가 이 나무를 들이받아 가지가 뿌러지는 등 심하게 훼손돼 나무가 말라죽을 위기에 처했다.
이에 따라 마을 주민들은 사고를 낸 건설중장비가 가입돼 있는 보험회사인 LG화재에 나무를 재생시키는데 필요한 치료비용을 요구했으나 LG화재측은 보험약관에 나무에 대한 보상규정이 없다는 이유로 보상금 지급을 거부했다.
이 사실을 안 매전농협 직원이 농협중앙회가 대한법률구조공단과 공동으로 벌이고 있는 농업인 법률구조사업에 이같은 사정을 소개해 법적인 구제작업이 시작됐다.
그 결과 마을주민들은 지난 1월 대구지법으로부터 LG화재측이 대물보상최고 한도액인 2천만원을 지급하라는 판결을 받아냈다.
지난달 20일 LG화재측으로부터 손해배상금을 건네받은 마을주민들은 사고로 치명상을 입은 마을 당산목에 영양수액주사를 놓는 등 나무 살리기 작업을 본격적으로 벌이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