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은하] '독살을 품어도 아름다운 여자'
기사입력 1999년 04월 02일 15시 21분
점입가경이다.
이젠 모든 비밀을 영국（전광렬）만 모른다.
남자의 배신으로 야기된 윤희（심은하）와 동우（이종원）의 불같은 애증의 전말을 당사자 영주（유호정）가 알게됐다. 약혼식을 하루 앞둔 윤희와 영국의 앞길은 윤희가 받은 고통의 댓가로 무지개빛이지만, 반대로 아이까지 죽게하고 여자를 차버린 배신남 동우는 모든게 발가벗겨져 앞길이 캄캄하다.
폭발적인 인기를 누리고 있는 SBS TV `청춘의 덫'（극본 김수현, 연출 정세호）.
누가 뭐래도 인기핵은 심은하. `윤희'의 캐릭터도 완벽하고, 그 안에 악쓰지 않는 `차분한 복수녀' 심은하의 매력은 더욱 빛난다. 그 청순한 얼굴에서 그 독살이 어떻게 나올까.
서울 구기동 촬영도중 시슬리 캐주얼을 입은 밝은 모습의 그녀를 만났다.
－실제로 윤희 경우라면, `심은하'는 어떻게 할 것인가?
▲나도 드라마와 똑같이 할 것 같다. 나중엔 용서하겠지만, 처음엔 아이까지 있는 여자를 배신한 동우에게 꼭 복수할 것 같다. 최근 윤희가 조금씩 용서쪽으로 기울어지는데, 그건 영국에 대한 애정이 싹텄기 때문이다. 미움도 남지 않은 동우를 버리고 너무 잘 해주는 영국을 위해 평생 봉사하고 싶다.（심은하의 어머니는 딸을 `가끔 무서울 때가 있다"고 평가했다）
－끝은 어떻게 되나? 어떻게 됐으면 좋겠나?
▲마지막 한회를 남기고 23부까지 대본이 나왔지만, 나도 모른다. 김수현선생님만 안다. 내가 감히 결말을 예측할 수는 없는 일이고, 한집안에 아이까지 낳았던 남녀가 사돈으로 얽힐 수는 없지 않은가. 권선징악으로 갔으면 좋겠다.
－촬영하면서 가장 어려웠던 점은?
▲찍고 나서 `이게 아닌데'하고 후회했을때다. 얼마전 신촌의 한 카페에서 촬영했을때인데, 촬영직후 카페 화장실에 혼자 앉아 엉엉 울었다. TV드라마는 시간때문에 그냥 넘어가는데, 이런 면에서 매장면 완벽한 걸 추구하는 영화가 참 좋다.（심은하는 영국과 붙는 신에서 감정을 놓쳐 NG를 두번 냈는데, 무척 자존심 상해했다고 한다）
－기분좋았을때?
▲영화 `이재수의 란' 찍자마자 대본도 안본 상태에서 1,2회 촬영에 들어갔기 때문에 초반 마음고생을 했다. 3,4회부터는 탄력이 붙기 시작해 집에 가서 엄마한테 "엄마, 나 정말 신들린 것 같아"하고 자랑했다.
－회상신중 혜림이 엉덩이 깨무는 장면은 누가 가르쳐줬다?
▲지문에 있었고, 작가선생님과 어머니도 코치해줬다. `딸아이와의 행복한 한때'라는 설정이었는데, 연습을 철저히 했고 `생활감'을 넣기 위해 애썼다. 솔직히 아이와의 연기는 아이를 낳아봐야 알 수 있을 거라는 생각이다.
－아프다던데?
▲정말 진이 많이 빠졌다. 엄마가 한약 지어준다. 보약은 몸에 무리갈까봐 못먹고, 몸추스리는 가벼운 한약을 먹고있다.
－다른 하고싶은 일은?
▲좀 쉬고나서 작년부터 시작한 붓글씨를 다시 배우고 싶다. 우면동 집근처에 `창봉'선생님이 하시는 화실에서 붓글씨를 배웠는데, 최근에 너무 못나갔다. 열심히 배워 동양화를 그리고 싶다.
－올해 계획은?
▲한달쯤 쉬었다가, 5월 중순부터 석규（한석규）오빠와 하는 새 영화 `텔 미 섬씽'에 들어간다. 멜로가 아닌 스릴러다. 나도 새 모습일테고, 또 여태까지 안해 본 장르의 영화라 흥분된다.[이준형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