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뮤지컬대상] 연출상-박종선(피가로의 결혼)
기사입력 1999년 03월 30일 15시 46분
후보에 올랐다는 소식을 접한 날, 아내가 꿈을 꿨다. 겨우내 죽어있던 화초가 파릇파릇 살아나는.
"혹시나 했는데…. 워낙 쟁쟁한 선배들이 많이 있어서 큰 기대는 안했어요."
`피갈호의 결혼'으로 연출상을 받은 박종선씨. 86년 `양반전'으로 뮤지컬 연출가로 데뷔한지 10여년만에 큰 상을 받았다. `나는야 호랑나비' `결혼일기' `별것도 아닌 것이' `김삿갓' 등 뮤지컬 한길을 걸어오며 그가 연출한 작품들.
"시립뮤지컬단의 이종훈 단장에게 수상의 영광을 돌리고 싶어요. 대학시절부터 동고동락을 하면서 저에게 큰 힘을 안겨줬습니다."
그에게 황금빛 트로피를 안겨 준 `피갈호의 결혼'은 오페라 `피가로의 결혼'을 뮤지컬로 옮긴 것.
"워낙 많이 알려진 작품이라 오히려 부담이 컸다"는 박씨는 "지금 사회 분위기에 맞게 살려내기 위해 고심을 했다"고 연출의 변을 밝혔다.
박씨는 올가을에 시립뮤지컬단에서 `결혼일기'를 각색해 올릴 예정. 오래된 이야기지만 IMF 상황과 절묘하게 맞아떨어진다는 판단이다.
"우리 주변의 이야기를 담아내는 게 뮤지컬입니다. 쉽게 공감할 수 있는 작품을 계속 만들어가고 싶어요"라는 게 박종선씨의 포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