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그리고성] 성폭력으로 얼룩진 상아탑
기사입력 1999년 03월 30일 15시 46분
＜앵커:서울대학교가 후배 여학생을 성폭행한 남학생에게 처음으로 중징계를 내렸습니다. 서울대학교의 이번 조치는 캠퍼스 성폭력으로 골치를 앓고 있는 다른 대학들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입니다.
기자:사건의 발단은 지난 5월 중순 인문대 모 학과가 주관한 일일호프집에서 일어났습니다. 술에 취한 남학생이 처음 보는 여학생 후배에게 과도한 신체접촉을 한 것이 화근이 됐습니다. 중징계 방침이 확정되자 가해학생은 자퇴를 결심했고 학생징계위원회는 여학생이 졸업하는 2천2년 2월까지 재입학을 불허하기로 했습니다.
학생1:잘못한 것은 잘못했다고 생각하죠. 남자고 여자를 떠나서….
학생2:이번 학교의 징계는 그런 것을 근절시키기 위한 하나의 상징적인 의미가 아닐까.
기자:그러나 일부에서는 징계만이 최선의 방법은 아니라고 주장합니다.
교수1:엄벌만 내리는 것이 도대체 어떠한 성과를 남길 수 있을까. 그것이 과연 교육일까?
학생3:학생들이 무엇을 고통스럽게 느끼고 싫어하고, 그리고 남학생들은 어떤 점들에 의해서 의식을 바꾸어야 하는가에 대해서 이야기를 나누는….
기자:이에 따라 서울대는 성폭력을 막을 수 있는 학칙도 제정한다는 방침입니다.
교수2:성폭력에 대한 정의가 뭐냐, 기준이 뭐냐, 어떤 경우에 어떻게 지도를 해야 되느냐 어떤 경우에 어떻게 징계할 수 있느냐 이런 등등에 대해서….
기자:서울대의 이번 조치는 그동안 컴퍼스내 성폭력이 이루어졌던 다른 대학들에게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입니다. KBS 뉴스 이승기입니다.＞
지난해 9월 TV뉴스의 한 꼭지를 그대로 옮겨봤다.
사족 필요없이 학내 성희롱이 얼마나 심각한지, 어떤 대비책을 세워야 하는지 보여주는 뉴스다.
최근 성균관대 신입생 오리엔테이션에서 성추행 사건이 잇따라 발생, 가해 학생들이 실명으로 대자보를 통해 공개사과하는 등 파란이 일고 있다.
우문이지만, 왜 이렇게 지성의 요람에서까지 성폭력 성희롱 문제가 자꾸 불거져 나오는 것일까.
여성학자 공미혜는 `은폐된 성, 과장된 성:대학생들의 성의식에 대한 연구'라는 논문을 통해 이렇게 분석하고 있다.
`남학생은 여학생에 비해, 성을 단지 성행위로만 보는 경향이 높다. 자제력도 상황에 따라 달라진다.'[계속]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