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수의난] 엑스트라만 9천여명 동원
기사입력 1999년 03월 22일 14시 31분
국내 최초의 한불 합작영화 `이재수의 난'（박광수감독_기획시대 제작）이 21일 드디어 대단원의 촬영을 마쳤다.
지난해 11월17일부터 정확하게 4개월, 촬영횟수 97회. 엑스트라로 동원된 배우만 연인원 9천여명.
이정재를 비롯한 배우들과 스태프 등 총 130여명의 제작진은 꼬박 4개월여를 한라산 기슭에서 기거, 너나 할 것 없이 모두 산사람의 몰골을 드러내고 있다. 영화 속에 등장하는 1900년대 당시 민란의 주역들, 바로 그 모습이다.
촬영도중 2명의 조명스태프가 운명을 달리하는 사고를 비롯해 크고 작은 문제점들이 수없이 돌출되는 가운데, 흔들림없이 촬영을 강행한 박 감독은 "희생된 스태프들의 죽음을 헛되지 않게 하기 위해서라도 기어코 끝내야 한다는 각오로 촬영에 임했다"고 촬영을 끝낸 감회를 피력하고 있다.
박 감독이 프랑스유학을 마치고 돌아온 지난 86년부터 영화화를 기획한 지 13년만에 완성된 `이재수의 난'에 들어간 순제작비만 35억원. 이중에서 25억원은 국민기술금융과 산업은행캐피탈에서 조달됐고, 8억원은 프랑스에서 투자했다. 그래도 아직 녹음과 믹싱 등 후반작업비용 8억여원이 모자란 상태다.
하지만 이는 대부분 해외마켓에서 충당할 계획. 이미 유럽지역의 대표적인 배급사인 MK2와 미국의 미라맥스 등이 해외배급을 맡겠다고 나섰기 때문에 별다른 어려움은 없다는 제작사의 설명이다.
`이재수의 난'에 대한 프랑스영화계의 관심은 기대이상. 매년 2명의 외국감독을 선정해 2억5천만원의 제작지원금을 보조하는 프랑스 국립영화센터는 이란 압바스 키아로스타미의 신작과 함께 `이재수의 난'을 선정했으며, 칸국제영화제는 촬영이 끝나는 대로 가편집 상태의 필름을 시사하겠다는 의사를 전해왔을 정도.
박 감독이 24일 파리로 건너가 질 자콥 칸국제영화제 집행위원장과 함께 시사회（26일）를 갖는 것도 이때문. 이 시사회의 반응에 따라 `이재수의 난'은 80년 한국영화사상 처음으로 칸국제영화제 경쟁부문 본선에 진출하는 쾌거를 이룰 수 있을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이창세 기자]